[백록담]제주지사 선거 구도
입력 : 2013. 11. 13(수) 00:00
선거의 승패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흔히 구도와 조직, 그리고 현안, 정책, 비전들을 꼽는다. 이 가운데 정책과 비전의 선거 흡입력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후보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느냐가 늘 관심의 대상이다.

1995년 민선에 의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제주지사 선거는 한 번의 재선거(2004년)를 포함해 모두 여섯 번 치러졌다. 1995년 민선1기 선거부터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다. 2010년 제5기까지 여섯차례의 지사선거에서 세 번이나 무소속이 승리했다.

과거 제주지사 선거에서 후보구도는 3기까지는 신구범-우근민 접전시대였다. 1기때 신구범 후보가 당선한 이후 2·3기에서는 야당 간판으로 출마한 우근민 후보가 신 후보를 연거푸 따돌렸다. '신-우' 경쟁구도는 유독 치열했다. 이후 2004년 재선거에서는 김태환-진철훈, 2006년 4기때는 김태환-진철훈-현명관, 5기때는 고희범-우근민-현명관 구도로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졌다.

2010년 민선 5기에서는 우근민 후보가 '부활'했다. 민선만 세 번째, 관선 지사까지 포함하면 다섯 차례나 지사직에 올랐다. 성희롱 전력 논란으로 인한 갈등으로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우근민 후보와 여당인 한나라당의 공천 박탈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명관 후보 간 무소속끼리 대접전을 벌이는 '이상한 구도'였다. 선거결과 우 후보는 개표과정 내내 밀리다가 막판에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현 후보는 제주지사 선거에서 두 번 연속 고배를 들어 결국 지방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내년 6월 제주지사 선거 구도는 아직 안갯속이지만 전국에서도 가장 앞서 제주에서부터 당내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김태환 전 지사와 우근민 현 지사가 잇따라 새누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우 지사와 숙명의 라이벌 대결을 벌여온 무소속 신구범 전 지사도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김태환-신구범-우근민 전·현직 제주지사 3인의 이른바 '제주판 3김정치'의 부활인 것이다.

내년 제주지사 선거 구도는 본선 레이스를 앞둔 상황에서 외형상 다자구도를 이루고 있다. 정당별로는 여당인 새누리당에 김태환·우근민 두 전·현직 지사가 입당을 선언했으며, 김경택 전 정무부지사, 김방훈 전 제주시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고희범 도당위원장의 재도전과 3선 국회의원인 김우남 의원, 박희수 도의회 의장의 출마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

'안철수 신당'도 도지사 후보를 내기 위해 후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소속으로는 신구범 전 지사가 출마를 선언해 활동중에 있다. 이외에도 거론되는 후보군까지 포함하면 제주지사 선거는 다자구도다. 정당별 공천이 마무리되면 선거구도는 양자든, 삼자든 대폭 좁혀질 것이다.

최근 제주정가의 화두는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이다. 이로 인해 여·야 예비주자들은 한결같이'반(反) 우 라인'의 선봉에 서 있다. 6개월여 남은 제주지사의 선거구도는 '우근민 대 반(反) 우근민 라인'이라는 독특한 양상이다. 이 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변화해 갈지가 내년 제주지사 선거의 또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강시영 정치부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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