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올 한해 안녕하기를…
입력 : 2014. 01. 08(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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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우리나라는 무역분야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무역 1조달러, 사상 최대 수출(5597억달러), 최대 무역흑자(442억달러) 등 3가지 기록을 세웠다. 수치로는 호황 국면이다. 제주도도 처음으로 외국인 200만 명을 포함 관광객 1천만 명을 훌쩍 넘겼다. 그래서, 살림살이는 나아졌습니까?
오히려 우리 사회는 갈수록 가난에서 탈출하는 확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소득계층변화를 분석한 결과 빈곤탈출률은 2005~2006년 31.7%에서 2011~2012년 23.45%로 8%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중산층이 고소득층으로 이동한 비율도 같은 기간 13.38%에서 10.95%로 떨어졌다. 게다가 내년 국가와 가계부채 등을 합친 국민 1인당 채무가 4000만원이 넘을 거란 전망이다. 이러다간 중산층이 무너지고 상류층과 빈곤층이 두터워지는 '20 대 80의 사회'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과 불안은 '안녕들 하십니까'에 투영돼 있다. 지난 연말 대학가 대자보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가 내던진 화두는 무관심속에 지나쳤던 구조적 문제, 사회적 약자와 빈부의 문제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던져주었다. 사람다운 삶, 보편적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다. '안녕하지 못한 사회', 희망은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까.
'안녕들 하십니까'가 준 메시지는 2012년 국내 소개된 책 <분노하라>를 떠올리게 한다.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맞물린 사회 분위기 속에 프랑스 출신 90대의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이 쓴 <분노하라>는 돌풍을 몰고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멸시와 극빈층과 최상위층간의 격차, 인권 유린 등에 맞서 그는 '분노하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다. 비폭력적 방법으로 참여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결국 세상을 바꾸고 변화시키는 힘은 '사람'에서 나온다는 의미이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걸어서 유명해진 말이 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가 선거를 좌우하리라는 판단에서 내건 구호는 적중했고, 클린턴은 대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 구호는 이후 대표적인 선거마케팅의 하나로 즐겨 사용된다.
그렇지만 여기서 본질적인 것은 경제의 문제도 정책결정의 문제이고, 정책은 결정권자인 사람이 하기에 달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결국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사실이다. 문제를 낳게 한 것도, 문제를 바라보고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다.
1980년대 얼굴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한 박노해는 옥중에세이 <사람이 희망이다>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2014년은 사람이 희망이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올 한 해 안녕하기를.
<이윤형 사회교육부장>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과 불안은 '안녕들 하십니까'에 투영돼 있다. 지난 연말 대학가 대자보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가 내던진 화두는 무관심속에 지나쳤던 구조적 문제, 사회적 약자와 빈부의 문제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던져주었다. 사람다운 삶, 보편적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다. '안녕하지 못한 사회', 희망은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까.
'안녕들 하십니까'가 준 메시지는 2012년 국내 소개된 책 <분노하라>를 떠올리게 한다.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맞물린 사회 분위기 속에 프랑스 출신 90대의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이 쓴 <분노하라>는 돌풍을 몰고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멸시와 극빈층과 최상위층간의 격차, 인권 유린 등에 맞서 그는 '분노하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다. 비폭력적 방법으로 참여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결국 세상을 바꾸고 변화시키는 힘은 '사람'에서 나온다는 의미이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걸어서 유명해진 말이 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가 선거를 좌우하리라는 판단에서 내건 구호는 적중했고, 클린턴은 대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 구호는 이후 대표적인 선거마케팅의 하나로 즐겨 사용된다.
그렇지만 여기서 본질적인 것은 경제의 문제도 정책결정의 문제이고, 정책은 결정권자인 사람이 하기에 달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결국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사실이다. 문제를 낳게 한 것도, 문제를 바라보고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다.
1980년대 얼굴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한 박노해는 옥중에세이 <사람이 희망이다>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2014년은 사람이 희망이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올 한 해 안녕하기를.
<이윤형 사회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