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혜의 편집국 25시] 기적적인 이야기
입력 : 2020. 07. 30(목) 00:00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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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의 굶주린 배를 채웠다는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
기적은 성경 혹은 신화 속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더니 놀랍게도 지금, 동시대에 우리나라에서도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두부 100g으로 123명이 나눠 먹고, 고구마 1개는 20인분의 간식이 되는 '기적의 어린이집'이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해마다 어린이집 급식 문제가 불거진다. 닭 없는 삼계탕, 짜장 없는 짜장밥… 말조차 사뭇 낯선 음식들이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간다. '부실급식'이란 말은 하도 자주 접해 이미 고유명사화된 듯 하다.
"A 어린이집의 부실 급식을 고발한다"는 기자회견이나 고발을 들어보면 기가 찬다. 두어 수저 의 쌀밥, 밥에 물만 말아 제공된 음식이 아이들의 식사다. 처음 어린이집을 보낼 때 내 아이를 안전하게 보살펴줄 거라 믿었을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면 더 뚜껑이 열린다.
음식을 제공한 이, 점검을 시행한 이들은 "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약속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햄버거병,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등 이름도 생소한 병이 발병한다.
이런 일이 발생해도 어린이집 내부에선 고발이 나오기 어렵다. 1차 피해자들이 1~5세에 불과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상황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말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제주에서 발생한 부실급식 논란도 보육교사들의 제보였다.
이런 일은 왜 발생할까. 비단 해당 A 어린이집이 너무도 열악해서 벌어지는 특수한 일인 것일까. 아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고 귀에 박히도록 듣고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집에선 누군가의 부모'일 원장 개인의 양심에 아이들의 밥상을 맡겨야 할까.
<강다혜 행정사회부 기자>
기적은 성경 혹은 신화 속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더니 놀랍게도 지금, 동시대에 우리나라에서도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두부 100g으로 123명이 나눠 먹고, 고구마 1개는 20인분의 간식이 되는 '기적의 어린이집'이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A 어린이집의 부실 급식을 고발한다"는 기자회견이나 고발을 들어보면 기가 찬다. 두어 수저 의 쌀밥, 밥에 물만 말아 제공된 음식이 아이들의 식사다. 처음 어린이집을 보낼 때 내 아이를 안전하게 보살펴줄 거라 믿었을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면 더 뚜껑이 열린다.
음식을 제공한 이, 점검을 시행한 이들은 "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약속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햄버거병,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등 이름도 생소한 병이 발병한다.
이런 일이 발생해도 어린이집 내부에선 고발이 나오기 어렵다. 1차 피해자들이 1~5세에 불과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상황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말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제주에서 발생한 부실급식 논란도 보육교사들의 제보였다.
이런 일은 왜 발생할까. 비단 해당 A 어린이집이 너무도 열악해서 벌어지는 특수한 일인 것일까. 아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고 귀에 박히도록 듣고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집에선 누군가의 부모'일 원장 개인의 양심에 아이들의 밥상을 맡겨야 할까.
<강다혜 행정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