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원한 선물’ 풍혈 맞으며 만끽하는 거문오름
입력 : 2025. 08. 14(목) 16:42수정 : 2025. 08. 18(월) 11:00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국내외·재방문객 발걸음… “제주 오름 만끽하고자”
세계자연유산해설사 동반 탐방으로 이야기 ‘풍성’
거문오름 트레킹 18일까지… 다양한 공연·부스도
14일 개막한 제16회 세계자연유산 제주 거문오름 트레킹에 참여한 탐방객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16회 세계자연유산 제주 거문오름 트레킹이 개막한 14일 오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탐방안내소는 오름 탐방을 앞두고 들뜬 표정의 방문객들로 붐볐다. 화산섬 제주의 오름을 경험하고자 타 지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았다.

거문오름 주변 오름 20여 개가 모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한 탐방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증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곳에서 만난 ‘오름을 담다’ 사이트 운영자 요한(50대)씨는 “제주의 오름을 많이 다녔지만 거문오름처럼 9개의 봉우리를 갖는 오름은 특별하다”며 “제주에 왔으면 오름에 와야 하고, 제주의 오름 또한 오름에서 바라보면 그 경관이 남다르다. 그런 점에서 거문오름은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전망대를 지나 걸음을 옮기면 용암길과 분화구 코스 중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두 코스 각각 30분, 20분 간격으로 해설사와 함께 하는 동반 탐방이 가능하다. 이날엔 해외 탐방객들도 참여해 간단한 영어 해설도 함께 이뤄졌다.

분화구 코스에서 탐방객들의 호응이 가장 뜨거웠던 곳은 단연 ‘풍혈’이었다. “고생하신 여러분께 선물을 드릴게요. 시원한 풍혈에서 쉬다 갑니다.” 문숙미 세계자연유산해설사의 한 마디에 탐방객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모두 주저 앉아 풍혈이 내뿜는 신비하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다.

풍혈은 다량의 암석들이 성글게 쌓여 있는 틈 사이에서 바람이 나오는 곳을 말한다. 바람의 온도가 항상 일정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도민 박정현(43)씨는 “몇 년 전에는 용암길 코스로 트레킹을 경험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좋아서 이번엔 분화구 코스를 걷고자 다시 참가했다”며 “해설사분이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거문오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더위 속에 오름 오르는 게 쉽지 않은데 풍혈을 만나서 너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4일 오전 거문오름 트레킹 탐방객들이 풍혈을 만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부부 동반 여행으로 제주를 찾았다는 소은숙(54·전북 익산)씨는 “3박 4일 여행 계획을 짜면서 알아보던 중 트레킹 소식을 접하게 됐고, 평소에도 오름과 걷기를 좋아해 얼른 신청해 다같이 놀러왔다”며 “시내와 다르게 이곳은 더 제주스럽고 공기가 훨씬 좋다. 기회가 되면 대학생 딸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거문오름 용암동굴의 지질학적 중요성을 설명하는 전문 해설사의 설명으로 탐방은 한층 풍부해졌다.

박정미 세계자연유산해설사는 “한국에서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된 2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그리고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해당된다”며 “이곳에선 용암이 분출돼 지대가 낮은 곳으로 14㎞를 흘러가 동굴을 만들었다. 거문오름이 없더라면 선흘 곶자왈과 동백동산, 만장굴이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6회 세계자연유산 제주 거문오름 트레킹은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약 6㎞(3시간 30분)의 용암길 코스는 트레킹 일정 5일 동안만 개방된다. 용암길 종착지인 선인동사거리(부처스인제주 주차장)에서는 탐방안내소까지 무료 셔틀차량도 운행된다.

폐막일을 제외하고 매일(15~17일) 오전 10시 30분에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또 선흘2리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과 기념품 판매, 선인분교 학생들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책 전시, 선흘2리 어르신들의 그림과 이야기가 담긴 짧은 도서 전시 등 다양한 부스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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