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월요논단] '아시아'의 재발견 시대
입력 : 2026. 03. 09(월) 01:00수정 : 2026. 03. 09(월) 07:37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한라일보] 세월의 흐름 속에 새롭게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아시아'라는 단어다. '제4차 산업혁명' 혹은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는 21세기, 아시아는 이전의 아시아와 다른 성찰을 제공하는 의미소로 다가온다. 오늘의 아시아란 제국의 식민지나 착취의 대상 등으로 설명되던 과거와는 달리 사회적 연대, 화해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문화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일찍이 펴낸 '오리엔탈리즘'은 아시아에 대한 시선과 해석에 비판의 장을 열어놓는데 기여한 책이다.

아시아는 거대하고 복잡하며 역동적인 집합체이다. 지구 육지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세계인구의 60%가 거주하는 대륙, 북극 설원에서부터 적도의 열대 정글에 이르는 자연환경, 수많은 인종, 생태, 언어, 문화가 공존하는 터가 아시아다. 티그리스에서 인더스 그리고 황허에 자리 잡은 인류 문명들의 발원지이자, 가톨릭을 포함한 그리스도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세계의 주요 종교도 모두 아시아에서 시작됐다. 아시아는 이러한 거대하고 복합적이며 역동적인 환경을 아우르며 깊은 명상과 자연의 조화 그리고 가족 공동체라는 특유한 정신적 유산을 남겨 왔다.

시대가 바뀌고,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유럽대륙을 무장시키면서, 아시아는 착취와 왜곡의 대상으로 변질됐다. 구미 열강의 침탈, 제국 식민지로 얼룩진 고난의 역사는 비단 동북아시아 것만이 아니었다. 증기기관에서 전기동력 그리고 컴퓨터 기술로 대변되는 세 차례의 산업혁명은 지구촌의 질서를 재편했다. 뒤늦은 아시아의 역동적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의 성취 이면에 숨겨진 역사의 구조적 모순과 불평등은 여전히 아시아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환경과 생태는 위협받고 있으며 극심한 빈부 격차는 아시아의 전통과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상황은 다시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보테크놀로지 시대, 인터넷 기반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분야의 연결과 융합을 위한 성찰의 힘이라는데 동서의 인문학자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아시아'는 '해가 뜨는 곳'을 뜻하는 아카드어 '아수(Asu)'에서 유래됐다 한다. 비판적 자기성찰을 갈구하는 구미지역의 지식인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아시아 문화가 지닌 화해와 공존의 DNA에 열광하고 있다.

아시아는 인류 문명의 요람이자 다양성의 공간이다. 아시아의 힘은 복합적 환경을 아우르는 깊은 명상과 자연에 근거한 가치관에서 비롯된다. 우리의 미래를 동양사상에서 찾고 있는 현대 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과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하나의 노정을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김영호 중앙대 명예교수·한국박물관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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