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억 들여 정비한 제주 용천수 ‘흉물’ 전락
입력 : 2026. 03. 23(월) 16:16수정 : 2026. 03. 23(월) 16:20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애월읍 신엄리 ‘남또리물’ 방치돼 초록빛으로 변해
지난 2015년 관광객 유치 위해 계단식 구조물 설치
“인위적인 구조물로 원형 훼손된 대표 사례” 지적
지난 21일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의 남또리물에 이끼와 파래가 가득한 채 초록빛으로 뒤덮였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제주시가 주민참여예산을 들여 정비한 용천수가 방치된 채 흉물스럽게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의 신엄항 인근에 위치한 남또리물은 곳곳에 이끼와 파래가 가득해 초록빛으로 변해 있었다. 물이 순환하도록 돕는 배출구에도 파래가 끼어 있어 물의 흐름을 막고 있었고 남또리물 한가운데를 차지한 커다란 파래와 더불어 신엄항 인근에 괭생이모자반 등으로 인해 악취도 풍겨 나왔다.

인근 주민 박모(28)씨는 “15년 전만 해도 물이 맑아서 여름마다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고 놀았던 곳”이라며 “콘크리트 구조물이 갑자기 생기면서 물이 탁해지고 이끼가 끼기 시작했다. 물이 더러워 보이고 관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또리’는 신엄리와 고내리 경계 바닷가 일대를 부르는 말로, 이곳에서 솟아나는 용천수 터를 남또리물이라고 부른다. 남또리물은 마을의 고유한 자산으로 과거 주민들은 용천수를 식수로 사용하거나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23일 본보 확인 결과 남또리물에는 2015년 애월읍 주민자치예산 사업으로 ‘해수풀장 및 관광객을 위한 테우체험장 조성사업’이 실시됐다. 약 2억5000만원 예산이 투입된 사업으로 용천수 보존과 관광객 유치를 명목으로 지금과 같은 계단식 구조물이 들어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구조물이 용천수의 흐름을 막아 수질 오염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양수남 제주자연의벗 사무처장은 “남또리물은 인위적인 구조물로 인해 원형이 훼손된 대표적인 사례”라며 “시멘트 구조물이 들어서면서 물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어 수질 오염이 진행됐고, 구조물을 완전히 해체하지 않으면 복원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의 목적 중 하나였던 테우체험장 또한 수년째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월읍 관계자는 “주민들이 관광객 유치 등을 이유로 조성사업을 실시해 사업이 추진됐지만 테우체험장은 몇 년 전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바다환경지킴이 등을 통해 용천수 내 이끼 제거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장 조사 후 수질 오염 정도를 파악해 환경정비 등 가능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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