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도의 현장시선] ‘녹색문명의 섬’ 제주, 낡은 가스발전소 계획은 지워야 한다
입력 : 2026. 04. 03(금) 03:00
김정도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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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를 찾아 '제주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이번 방문은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탄소중립과 녹색문명의 섬'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 도민의 이목이 쏠린 자리였다.
발표된 계획의 핵심은 명확했다. 제주를 재생에너지의 거점으로 만들어 섬 전체의 RE100을 달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햇빛 연금', '바람 연금'을 통해 도민에게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의 고질적 걸림돌이었던 계통한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이런 면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표는 고무적이다. 계통관리변전소 16곳 즉시 해제, 계통 유연성 확보를 위한 1GW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보급, 그리고 재생에너지를 최대 3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그간의 우려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공공주도 해상풍력의 신호탄인 한동·평대 사업의 조기 실현 약속은 도민사회의 환영을 받을 만한 결단이다.
하지만 이 장밋빛 계획 속에 치명적인 모순이 숨어있다. 바로 '300MW 가스발전소 신설' 계획이다.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하는 RE100을 달성하겠다면서, 동시에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금 착공해도 2030년경에야 상업 운전이 가능한데, 단 5년만 쓰고 폐쇄할 계획인가? 아니면 2035년 이후에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스발전소를 계속 돌리겠다는 뜻인가?
정부는 가스 대신 그린 수소를 태우는 '수소 전소 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그린 수소만 100% 태울 수 있는 대용량 터빈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수소 공급망 구축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든다.
300MW급 발전소를 그린 수소로만 가동하려면 2.7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와 800MW의 수전해 시설이 추가로 필요하다. 여기에 들어갈 사업비만 최소 24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경제성도, 시간적 현실성도 없는 '포장지'에 불과한 계획이다.
진정한 실용주의는 자원의 집중에서 나온다. 가스발전소와 불확실한 수소 전환에 쏟아부을 24조원을 차라리 김 장관이 언급한 그리드 포밍 기술과 동기조상기 보급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1GW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를 조기에 확보하고 계통 안정화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제주도민에게 훨씬 더 큰 이익과 효능감을 줄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주의는 '될 법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늦추고 논란만 부추기는 가스발전소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제주가 진정한 '녹색문명의 섬'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것은 낡은 화석연료 발전소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과감하고 일관된 투자다. <김정도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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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된 계획의 핵심은 명확했다. 제주를 재생에너지의 거점으로 만들어 섬 전체의 RE100을 달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햇빛 연금', '바람 연금'을 통해 도민에게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의 고질적 걸림돌이었던 계통한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이 장밋빛 계획 속에 치명적인 모순이 숨어있다. 바로 '300MW 가스발전소 신설' 계획이다.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하는 RE100을 달성하겠다면서, 동시에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금 착공해도 2030년경에야 상업 운전이 가능한데, 단 5년만 쓰고 폐쇄할 계획인가? 아니면 2035년 이후에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스발전소를 계속 돌리겠다는 뜻인가?
정부는 가스 대신 그린 수소를 태우는 '수소 전소 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그린 수소만 100% 태울 수 있는 대용량 터빈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수소 공급망 구축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든다.
300MW급 발전소를 그린 수소로만 가동하려면 2.7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와 800MW의 수전해 시설이 추가로 필요하다. 여기에 들어갈 사업비만 최소 24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경제성도, 시간적 현실성도 없는 '포장지'에 불과한 계획이다.
진정한 실용주의는 자원의 집중에서 나온다. 가스발전소와 불확실한 수소 전환에 쏟아부을 24조원을 차라리 김 장관이 언급한 그리드 포밍 기술과 동기조상기 보급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1GW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를 조기에 확보하고 계통 안정화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제주도민에게 훨씬 더 큰 이익과 효능감을 줄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주의는 '될 법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늦추고 논란만 부추기는 가스발전소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제주가 진정한 '녹색문명의 섬'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것은 낡은 화석연료 발전소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과감하고 일관된 투자다. <김정도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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