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MZ 세대, 제주관광의 새로운 바람
입력 : 2026. 05. 18(월) 01:00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가가

[한라일보] 신입 시절, 해외 취재를 다녀온 선배들은 열쇠고리를 한가득 들고 왔다.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가격도 적당해 선물로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이 시절 가장 인기가 높았던 선물 중 하나는 손톱깎이였다. 독일제는 특히 인기가 좋았다. 쉽게 날이 무뎌지던 당시 국산과는 달리 몇 년을 사용해도 잘 깎이는 데다 홀더가 부착돼 있어 손발톱이 사방으로 튀지도 않았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됐다고는 해도 그리 쉽게 갈 수 없었던 시절의 얘기다.
요즘은 세태가 많이 달라졌다. 해외 취재를 다녀와도 보통은 선물이 없다. 다녀온 이도 남아있던 이들도 기대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사 온 캔디·스낵류 서너 봉지를 공용 공간에 풀어놓으면 감지덕지다.
비단 우리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의 씀씀이에도 변화가 확연하다. 얼마 전 제주도·제주관광공사가 내놓은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변화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2025년 외국인 개별 여행객의 총지출 경비는 1인당 900달러에 그쳤다. 2014년(2016달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199달러, 2023년 1039달러, 2024년엔 944달러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다.
외국인관광객들의 제주여행 구매 상품·장소도 바뀌고 있다. 2019년까지는 향수·화장품이 단연 인기였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차·과자 등 간식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관광객들의 쇼핑 장소(중복 응답)는 시내 상점가가 7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13.4%)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2014년 9.8%에 그쳤던 전통시장 쇼핑 비중도 2025년엔 37.3%로 높아졌다. 면세점은 2016년 63.7%, 지난해엔 71.9%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국내 레저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호황을 누리던 상당수 업종들이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상기후로 위기를 맞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고비용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60~70대가 떠나지만 이들을 대체할 20~30대들의 유입은 없거나 극히 드물다. 장비·용품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러닝은 인구가 넘쳐난다. 전국 마라톤대회 마다 참가 인원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 러닝인구가 1000만명을 넘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예약·비싼 장비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어서다.
개별관광객이 늘면서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 관련 정책 또한 단체가 아닌 개별여행객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20~30대 젊은 개별관광객이 주류가 되면서 사정은 급변하고 있다. 이들은 고가 제품을 쇼핑하기보다는 음식·미식 탐방 등 가성비·체험 중심의 소비에 나선다.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취득, 가성비를 따지며 지갑을 연다. 여태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비군의 탄생이다. 현실을 바로 보고, 변화를 이끌 새로운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현영종 편집부 부국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요즘은 세태가 많이 달라졌다. 해외 취재를 다녀와도 보통은 선물이 없다. 다녀온 이도 남아있던 이들도 기대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사 온 캔디·스낵류 서너 봉지를 공용 공간에 풀어놓으면 감지덕지다.
비단 우리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의 씀씀이에도 변화가 확연하다. 얼마 전 제주도·제주관광공사가 내놓은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변화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2025년 외국인 개별 여행객의 총지출 경비는 1인당 900달러에 그쳤다. 2014년(2016달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199달러, 2023년 1039달러, 2024년엔 944달러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다.
외국인관광객들의 제주여행 구매 상품·장소도 바뀌고 있다. 2019년까지는 향수·화장품이 단연 인기였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차·과자 등 간식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관광객들의 쇼핑 장소(중복 응답)는 시내 상점가가 7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13.4%)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2014년 9.8%에 그쳤던 전통시장 쇼핑 비중도 2025년엔 37.3%로 높아졌다. 면세점은 2016년 63.7%, 지난해엔 71.9%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국내 레저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호황을 누리던 상당수 업종들이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상기후로 위기를 맞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고비용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60~70대가 떠나지만 이들을 대체할 20~30대들의 유입은 없거나 극히 드물다. 장비·용품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러닝은 인구가 넘쳐난다. 전국 마라톤대회 마다 참가 인원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 러닝인구가 1000만명을 넘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예약·비싼 장비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어서다.
개별관광객이 늘면서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 관련 정책 또한 단체가 아닌 개별여행객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20~30대 젊은 개별관광객이 주류가 되면서 사정은 급변하고 있다. 이들은 고가 제품을 쇼핑하기보다는 음식·미식 탐방 등 가성비·체험 중심의 소비에 나선다.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취득, 가성비를 따지며 지갑을 연다. 여태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비군의 탄생이다. 현실을 바로 보고, 변화를 이끌 새로운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현영종 편집부 부국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