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마다 버려지는 '폐현수막' 수천 개… "대책 마련해야"
입력 : 2026. 06. 08(월) 15:30수정 : 2026. 06. 08(월) 15:43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8일 제주지역 도심 곳곳 선거 관련 현수막 게시
자연분해 어려워… 소각 시 온실가스 다량 배출
"온라인 공보물·재활용 의무·친환경 소재 사용"
지난달 21일 제주시 노형동 복지회관 앞 아파트 울타리에 선거벽보가 게시됐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6·3 지방선거가 끝나자 제주지역 각 행정기관들은 도심에 가득했던 선거 현수막 철거에 나섰다. 선거 때마다 제주에서는 1000개 이상의 폐현수막이 발생하지만 재활용이 쉽지 않아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오전 제주시 외도동, 노형동, 일도동 등 주요 도로에는 여전히 선거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출마했던 후보자 또는 정당의 이름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거나 "질책을 깊게 새기겠다"는 등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도심 곳곳에 선거 관련 현수막이 넘쳐나면서 폐기물 양도 덩달아 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기간에 비례대표 후보를 제외한 후보자들은 해당 선거구 내 읍면동에 각 2매씩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다. 또 선거일 이후에는 최대 13일까지 읍면동 내 1매의 현수막이 허용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제주지역 후보자 수는 100명에 이른다. 도지사 3명, 교육감 3명, 서귀포시 보궐선거 2명, 지역구 도의원 64명, 비례대표 28명 등이다. 제주지역 읍면동 수는 43개로, 후보자 별 선거구 수를 따져보면 각 후보자들이 이번 선거운동기간 전후로 내건 현수막은 최소 1154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당 이름을 기재하지 않은 투표 참여 독려 현수막과 불법 현수막 등을 합치면 그 수는 더 불어난다.

8일 오전 제주시 일도동 동문재래시장 횡단보도 앞에 선거 관련 현수막이 설치됐다. 양유리기자
문제는 수천 개에 달하는 폐현수막 대부분이 폴리염화비닐(PVC) 재질로 만들어져 자연 분해가 어렵고, 소각 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환경오염을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또 후보자의 얼굴과 정치적 문구 등이 포함돼 재활용에도 한계가 큰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8대 지방선거에서 1157.4t의 폐현수막이 발생했으나 재활용률은 24.8%에 그쳤다. 같은 해 대통령선거에서는 1110.9t의 폐현수막이 발생했고, 24.5%만 재활용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재질의 한계로 재활용률이 저조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재질 변형 없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기존에는 폐현수막을 마대, 모래자루, 우산 등으로 재활용했는데 이에 더해 파라솔, 돗자리, 에코백 등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홍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강윤희 제주환경운동연합 생활국장은 "온라인 홍보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실물 현수막의 개수를 줄이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 현수막 재활용을 일정 수준 의무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현수막을 줄일 수 없다면 친환경 또는 생분해성 인증을 받은 현수막을 제작해 조금이라도 탄소배출을 저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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