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권 비지정 유형유산 10건 중 3건 지정 가치"
입력 : 2026. 06. 29(월) 18:22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도, 전수 조사 용역 통해 총 37종 935개소 목록화
A~E 등급화… 지정 가치 A·B·C등급은 276개소
분류 지표 용역 연계 내년엔 서귀포시 조사 추진
고산리 전조방장조광운비. '비지정 문화유산 전수조사 보고서-제주시권'에 실린 사진이다.
[한라일보] 1888년(고종 25) 건립된 제주시 한경면의 '고산리 전조방장조광운비'. "담 없는 평평한 터에 사람에게 담 쌓기를 권하니 공을 이룬 게 비할 데 없어 비석을 세워 드러내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제주 밭담 축조, 돌 문화 관련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조선 시대 금석 유물로 상태가 양호한 편이나 울타리 내부에 농사용 물품이 쌓여 있는 등 관리가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 한림읍의 '귀덕리 환해장성'. 해안 도로 일대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일반 돌담인 줄 알고 훼손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 안내판 설치 등 지정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둘은 제주도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제주도의 학술 용역 결과물인 '비지정 문화유산 전수조사 보고서-제주시권'에 실린 내용이다. 이 용역은 훼손·멸실 가능성이 높은 비지정 문화유산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보호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했다.

29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지난해 3~12월 제주시 전역의 비지정 유형문화유산(매장 유산, 천연동굴 제외)을 대상으로 했다. 시간적 범위는 선사 시대부터 1975년(일반 가옥 포함) 이전으로 미래유산 자원까지 확대했다. 이 과정에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유적 분포지도'(2019), '제4차년도 역사문화자원 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2023)에 수록된 제주시권 목록을 기초로 다른 자료에서 확인되는 문화유산을 일부 추가했다.

귀덕리 환해장성. '비지정 문화유산 전수조사 보고서-제주시권' 수록 사진이다.
그 결과 제주시권의 비지정 문화유산은 총 37종 935개소. 지역별로는 한경면 72, 한림읍 118, 애월읍 162, 추자면 7, 동 지역 295, 조천읍 120, 구좌읍 120, 우도면 41개소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각 자문위원의 전문 분야에 따라 역사성, 학술성, 보존 관리 상태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 시범적으로 A~E 단계별 등급을 매겼다. A등급(1개소)은 국가 문화(등록)유산 지정 가치가 있는 유산, B등급(30개소)은 도 문화(등록)유산 지정 가치가 있는 유산, C등급(245개소)은 도 향토유산 지정 가치가 있는 유산, D등급(386개소)은 지정 가부를 확정하기 어려우나 데이터베이스화나 기록 보존 가치가 있는 유산, E등급(273개소)은 훼손·미이용·멸실 등으로 문화유산적 가치가 없거나 가치 판단이 불가한 유산으로 분류했다. 전체의 29.5%(276개소)는 문화유산 지정(등록) 가치(A~C등급)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엔 이미 지정된 문화유산이 일부 포함되면서 용역 취지가 반감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용역진 측은 "목록화 대상이 930개가 넘는 등 방대한 분량을 다루다 보니 미처 살피지 못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제주도는 제주시권에 이어 내년엔 서귀포시권 전수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완료 예정인 '제주형 비지정 문화유산 분류 지표 체계 마련 용역'과 연계해 제주 전역 전수 조사를 마무리하면 전체 목록화, 등급화를 추진하고 향후 활용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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