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검찰 고발로 번진 세계7대 자연경관
입력 : 2012. 07. 24(화) 00:00
제주를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만들기 위해 도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참여했던 순수한 열정은 결국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사법기관의 수사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제주 세계7대경관 투표전화에 대한 예산 집행 논란과 관련, 제주지역 시민단체들이 23일 우근민 제주자치도지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이날 오전 제주지검을 찾아 예비비 81억원을 도의회 승인 없이 집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 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 고발했다. 또 부만근 7대경관 범도민추진위원장 명의로 청구된 행정전화비를 기탁금 9억7000만원으로 납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 지사와 부위원장을 기부금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제주자치도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그동안 예산집행이나 기탁금 집행과정에 대해 공개를 요구하는 제주자치도의회나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우근민 지사가 도의회 본회의에서 잇따라 지난해에는 예비비 전용의 불가피성을, 이달에는 기탁금 전용과정을 설명했지만 도민들을 이해시키는데 실패했다. 더욱 의혹만 불러일으키는 형국이 돼버렸다.

우 지사는 "우리 생에 두번 다시 없는 일이며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해를 해달라"며 "잘못이 있는 내용은 언제나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지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은 속시원하게 공개했을 때 얘기다.

박희수 도의회 의장이 "해군기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과정인데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인식이 지금의 갈등을 불러왔다"며 "7대 경관이 제주 미래 100년 자산이 됐지만 과정과 절차를 더욱 중요시했다면 업적이 더욱 빛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한 부분을 더욱 곱씹어봐야 할 때다.

기자도 제주-세계7대 자연경관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회의에도 참여하고 다른 지방 뿐만 아니라 동포기자들까지 초청해 한표를 부탁했다. 이런 순수한 마음이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도록 이제 모든 논란을 종식시킬 때가 된 것 같다.<위영석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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