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문화예술의 힘
입력 : 2013. 01. 08(화) 00:00
지난달 한국예총제주지회는 '2012 지역문화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문학·전시 부문 3개 협회와 공연 부문 5개 협회의 예술인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는 제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조사에 응한 예술인 200명 가운데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예술인들이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약 70%가 생계를 위한 다른 활동과 제작비 확보의 어려움으로 문화예술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답해 경제적 어려움이 이들의 문화예술활동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까운 지인 가운데 미술전공자가 있어 도내 예술인들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열악한 구조는 알고 있었지만 수면 밖으로 드러난 수치는 충격적이었다.

지난달 초 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에서 진행한 마을미술프로젝트 투어에 취재차 동행했다. 이 중 부산시 감천마을은 페루의 마추픽추를 연상케하는 계단식 형태의 달동네로 독특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 자리잡은 아기자기한 작품들은 마을의 독특한 경관을 문화예술의 향기로 따뜻하게 감싸안고 있었다.

마을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이 마을이 불과 2~3년 전만해도 폐사 직전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1990년대 재개발 등으로 인해 마을 붕괴현상이 가속화됐다. 이 때 마을에 숨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문화예술이었다. 폐허로 방치돼 있던 빈집을 새롭게 꾸며 미술갤러리로 단장했다. 동네 한 가운데에 오랫동안 비어 있었던 공동 목욕탕은 갤러리와 주민교육 프로그램실, 방문자 쉼터 등 주민들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문화예술은 당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큰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의 근저에는 문화예술인들이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문기혁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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