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초심(初心) 잃은 고객서비스
입력 : 2013. 01. 15(화) 00:00
최근 어느 행정기관이나 마찬가지로 고객서비스 만족을 역점과제로 삼고 있다. 계급에 따른 상명하복(上命下服) 문화가 어느 기관보다 앞서 있는 경찰도 고객서비스 만족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경찰관이 발 벗고 나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모두가 박수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제주경찰의 수년간 노력에도 불구 경찰청이 실시하는 각종 고객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간혹 꼴찌에서 벗어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최하위로 추락하기 일쑤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제주경찰 내부에선 '제주사람은 절대 좋은 말을 하지 않는다', '안 좋은 일 때문에 경찰서 온 사람이 설문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줬다'면서 "자신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설문조사 결과는 왜 이렇게 안 좋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이다.

최근 제주경찰 내부에는 작지만 큰 변화가 생겼다. 1년간 근무하는 지방경찰청장이 3회 연속 경찰대학교 출신으로 임명됐다. 우선 이들의 공통점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이 취임한 후 경찰의 보도자료에는 '고객서비스 만족'이란 말이 붙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하는 모든 일에 '고객서비스 만족'이 붙는데 평가는 매년 '꼴찌'.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1년짜리 청장', '초심 잃은 경찰'이 주요한 원인인듯 보인다. '청장이 새로 부임해 일을 많이 해도 그 사람은 1년후면 간다'는 인식과 '순경·경장 때는 열심히 일했는데'라는 초심 잃은 모습이 제주경찰 내부에 팽배해 보인다.

매년 '꼴찌'라는 오명을 쓰고도 변하지 않는 제주경찰에 필요한 것은 자신들의 과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는데 있다고 본다.

<김명선 사회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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