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도민의 신뢰를 얻어야 제주의 미래가 있다
입력 : 2014. 07. 28(월) 00:00
기업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예측가능성이다. 반대로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대해 가장 우려한다. 아주 좋은 사업아이템을 제시해도 그 실현가능성에 대한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은 비즈니스는 훌륭한 사업거리가 될 수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수많은 불확실성을 지우려고 노력하고 대신 예측가능성을 높여나가는데 주력한다. 때문에 각종 경제관련 연구소 등에서는 앞날을 내다보는 경기예측에 보다많은 노력을 투입한다.

제주도는 2002년 '국제자유도시 조성'이라는 미래 비전를 선포하고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1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2002~2011)을 내놓고, 10년이 지난 2011년도에는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2011~2021)을 발표한다.

2012년으로 돌아가보자.

국제자유도시 시행 10년이 지난 시점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제주지역 가구당 평균 수입이 3616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적었다. GRDP(지역내총생산)도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9%(2011년 기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속에 제주도는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법정계획인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2011~2021)을 마련했다.

당시 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담긴 비전은 '교류와 비즈니스의 경계가 없고 무한한 만족과 즐거움을 얻는 곳, 제주'라는 뜻의 '호통무계(互通無界) 호락무한(好樂無限) 제주(濟州)'다. 중국어로 표현한 이유와 관련 이미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을 빼놓코는 제주 미래비전을 논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 삼성경제연구소의 설명이었다.

당시 삼성경제연구소는 "제주의 최대 강점이 청정 환경인 점과 도민들 역시 제주의 미래상으로 '관광휴양도시'를 희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환경가치를 무시한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며 종합계획에 제주의 환경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을 담았음을 밝혔다.

용역내용은 12대 전략사업을 제시하고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와 '신공항 건설'을 가장 관심을 둬야 할 1·2순위 사업으로 꼽았었다.

불과 2년이 지난 2014년 현재의 제주의 모습을 보자.

제주에 진출하는 중국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너무 높다. 중국의 매체에서는 제주의 이같은 분위기를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제주의 청정환경을 훼손하고, 부동산 시세차익만을 노린 중국의 투자자본에 대한 경계는 당연하다. 제주도민들이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다.

현재 중국인들의 제주진출에 대한 시각은 그 감시자의 경계를 넘는 수준인 것 같아 우려스럽다.

그렇다면 2011년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의 비전을 중국어로 표현하는 것이 용인될 수 있었던 제주도의 정서가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법은 누구나 지켜야 하는 약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을 보면 특혜성으로 보일 수 있는 계획변경이 이뤄졌고, 이로인해 도민들에게 신뢰를 주지못한 측면이 있다.

도민의 신뢰를 얻지못하는 정책은 흔들릴 수 밖에 없고, 정책이 흔들리면 기업들의 기업활동에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제주는 기업을 하기 가장 어려운 곳이 되는 것이다. <김치훈 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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