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유권자의 마음을 읽는 정치를
입력 : 2024. 02. 19(월) 00:00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한라일보]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4·10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주에서도 선거구별 후보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고, 저마다 도민의 삶을 더 낫게 하겠다며 여러 정책을 내걸고 있다. 정책 추진에 수반될 재원 마련책은 없지만 달콤한 정책도 더러 눈에 띈다.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정책의 핵심은 결국 잘 먹고 사는 문제일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 낳을 생각을 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긴 어렵다.

이달 초 국내 한 대기업에서 출산 직원에게 지급한 1억원의 축하장려금이 주목받았다. 역대 최대액인 파격적인 기업의 지원책이지만, 모두가 반긴 건 아니다. 특히 이같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노동자 입장에선 씁쓸함이 더 컸다. 축하받아야 할 아이 출생과 관련한 혜택이 부모의 직장에 따라 달라진다니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다.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직장과 상관없는 출산 지원책 등 지속가능하고 아이낳기 좋은 사회 기반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오래 전부터 시행된 육아휴직이지만 아직도 공직사회나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편안히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 않은가.

또 단순히 출산지원책만으론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가격이 비싼 제주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려면 평균소득으로 부담 가능한 수준의 장기 거주가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한다. 누구나 노후에 맞닥뜨릴 간병비(현재 24시간 간병시 하루 13만~15만원)에 대해 단계별 급여화 추진에서부터 현재 경증환자 중심의 간호·간병 통합병동을 중증으로 확대해 간병비를 절감시켜주는 등 생애주기별 지속가능한 정책의 필요성에도 유권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제주지역 총선 후보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20~30대 청년층의 제주 탈출을 막고, 다른 지역과의 소득 격차에서부터 의료·문화서비스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정책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확인되는 제주 인구 통계는 암울하기만 하다. 작년 출생아 수는 11월까지 2999명으로, 전년 동기(3366명) 대비 10.9% 감소했다. 12월 통계가 조만간 발표되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연간 기준 출생아 수가 가장 적었던 2022년(3599명)의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생 고령화 외에도 우려스런 지표는 인구의 탈제주 현상이다. 지난해 제주에선 1689명의 인구가 순유출됐다. 제주로 전입한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았다는 얘긴데, 인구 순유출은 2009년(-1015명) 이후 14년만이다. 2014~2017년만 해도 해마다 1만명이 넘는 인구가 순유입됐고, 그 후에도 2021년까지 해마다 많게는 8853명, 적게는 2936명의 인구가 순유입됐던 데 견주면 충격적인 수치로 제주에서 먹고사는 일이 녹록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사람이 떠나는 제주에서 다시 돌아오는 제주를 위한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유권자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책 선거를 기대한다. <문미숙 편집부국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746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백록담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