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민의 한라시론] 갈등이 커질수록 사라지는 조직의 기회
입력 : 2026. 03. 19(목) 01: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한라일보] 조직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갖고 있는 자원과 각각의 역량을 모을 때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한정된 재원과 인력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내부의 협력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때때로 본연의 업무와는 거리가 먼 내부 갈등이 조직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갈등과 대립은 상당한 시간, 예산, 행정력이 본연의 업무가 아닌 문제 해결 과정에 투입되는 상황을 발생시킨다.

갈등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조직에서는 일정 수준의 갈등이 오히려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갈등이 일정 수준의 선을 넘을 경우에는 조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치르게 된다. 이러한 손실은 곧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이나 상황으로 인해 다른 더 나은 기회를 놓치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회비용 손실이 계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물리적 피해는 수치로 환산이 가능하지만 갈등으로 놓쳐버린 혁신의 기회, 약화된 조직 신뢰, 구성원 간의 불신 등은 숫자로 확인할 수 없다. 또한 그 영향은 조직 생산성 및 경쟁력 저하, 외부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이어져 조직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기회비용의 손실은 과연 누가 보상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그 손실을 특정 개인이 보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조직 전체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더 나아가 공공에서의 부담은 결국 도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지게 되는 셈이다.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정책 추진이 지연되고 지원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조직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확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조기에 관리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조직적 노력이 중요하다. 구성원 모두가 조직의 목적과 공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감정보다는 사실과 원칙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기관 차원에서도 갈등으로 인한 조직 역량을 소모하지 않고 객관적 절차와 중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은 개인의 이윤창출과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니라 공적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가진 조직이다. 갈등이 불필요하게 확대될수록 그 대가는 결국 조직 전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치르게 된다. 결국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지역사회의 발전과 조직의 미래를 위해 사용돼야 할 시간과 역량을 갈등에 소모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그리고 그로 인해 잃어버린 기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순간, 조직은 비로소 갈등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손성민 제주테크노파크 인재경영팀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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