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협의 현장시선] 마늘밭의 손길, 제주의 마음을 잇다
입력 : 2026. 05. 08(금) 01:00
이춘협 hl@ihalla.com
[한라일보] 제주의 5월은 마늘 수확으로 분주하다. 밭마다 농업인의 손길이 바빠지고,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작업이 집중되는 마늘 수확철에는 그 어려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고령농, 여성 단독농가 등 취약 농가에게 일손 부족은 매우 절실한 문제다. 제때 수확하지 못하면 품질이 떨어지고, 농가 소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의 몇 시간 봉사가 한 농가에는 큰 힘이 되는 이유다.

지난해 제주농협은 도내 기관·단체, 군부대, 법무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마늘수확 일손돕기를 추진했다. 그 결과 81개 기관에서 4375명이 참여해 280농가, 75만2000㎡(약 22만8000평)의 마늘밭에 손길을 더했다. 단순히 부족한 노동력을 보탠 것이 아니다. 농가의 걱정을 덜고, 지역사회가 농업인 곁에 함께 있다는 믿음을 전한 시간이었다.

농협이 추진하는 '농심천심운동'도 바로 이러한 마음에서 출발한다. 농업인의 마음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으로, 농업·농촌의 가치를 도시민이 공감하고 현장의 어려움에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 응답하자는 실천이다. 농촌 일손돕기는 농심천심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천하는 일이다.

마늘밭에서 허리를 굽혀 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낯선 밭에서 흙을 만지며 땀을 흘리는 일은 몸도 마음도 고단하게 한다. 그러나 그 땀방울은 농업인에게 큰 위로가 된다. "우리 농촌을 함께 지키고 있다"는 따뜻한 연대의 메시지가 된다.

봉사자는 단순한 일손이 아니다. 제주농업을 지키는 동반자다. 농가 역시 봉사자의 마음을 고맙게 여기고 서로 존중할 때, 일손돕기는 더 의미 있는 상생의 장이 된다.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제주의 공동체가 다시 이어지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올해도 마늘 수확철이 다가오고 있다. 제주농협은 범도민 농촌일손돕기 분위기를 더욱 확산하고자 한다. 행정, 기관·단체, 기업, 대학생, 농업인단체는 물론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몇 시간의 참여라도 좋다. 한 사람의 손길이 모이면 한 농가의 걱정을 덜 수 있고, 여러 기관의 참여가 모이면 제주 농촌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

농촌은 제주의 뿌리이며, 농업인은 그 뿌리를 지켜온 사람들이다. 마늘수확철 일손돕기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제주의 농업과 공동체를 함께 지켜가는 실천이다. 농업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농촌의 어려움에 함께 응답하는 것, 그것이 제주농협이 펼쳐가는 농심천심운동의 길이다. 올봄, 더 많은 도민과 기관·단체가 마늘 농가의 곁에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함께 흘린 땀방울이 제주의 농업을 살리고, 더 따뜻한 제주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춘협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355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오피니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