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범의 월요논단]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남는 제주 도시재생
입력 : 2026. 06. 22(월) 03:00
김명범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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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 5월 말, 전국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창립식이 대전에서 열렸다. 이 연합회에 건입동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을조합')이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두세 달 전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다. 몇 해 전 순천 도시재생 현장에서 만난 인연의 소개로 연락했다던 그는 합덕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이자, 연합회 창립 추진위원이라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합덕 마을조합이 있는 곳은 인구 4천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농촌 마을에 있다.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되면서 고정 수익을 창출할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조합의 존립이 위태로워지자, 이들은 전국 최고 쌀 생산지라는 점에 지역 특성에 착안해 '당진 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0년이 넘은 낡은 미곡 창고를 행정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하고 '합덕 백쌀 카페'를 오픈한 것이다. 주민과 청년들의 협업으로 단순한 음료 판매를 넘어 당진 쌀을 적극 활용한 베이커리와 차별화된 시그니처 음료를 개발했다. 이는 연 매출 수억 원을 올리며 자립 기반을 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한 지 10여 년이 흐른 지금, 합덕처럼 안정된 자립 기반을 갖춘 곳은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힌다. 대부분 마중물 사업이 끝나면서 지원이 끊겼고, 자체 수익 아이템도 부족하다. 게다가 경영이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주민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거점 공간 운영비와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
연합회 창립식 날 배포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재생사업으로 설립된 전국의 마을조합은 300여 개에 달한다. 조합당 30명으로 계산해도 조합원 수는 9,000명이 넘는다. 그러나 응답 조합의 59.5%가 초기 운영 단계에 머물러 있고, 연간 예산이 5,000만원 미만인 곳이 40.5%에 달한다. 심지어 사무국 인력이 전무한 조합도 35.1%나 된다.
제주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제주는 총 12개소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돼 이미 6개소는 현장지원센터 운영 종료돼 사후관리에 들어갔다. 도내 도시재생 마을조합들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후보들을 초청해 정책 의지를 묻는 자리를 마련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후보별로 결은 조금씩 달랐지만, 현행 3년으로 제한된 사후관리 기간 연장과 거점 시설 운영비 및 인건비 지원 확대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했다. 특히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은 자생력 강화를 전제로, 사회연대경제 관점에서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추진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 제주의 도시재생 마을조합들은 가칭 '제주 도시재생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협의회' 창립을 위해 다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제는 외형적인 공간 재생을 넘어 공동체의 자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고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에 둔 새 도정의 실효성 있는 제주 도시재생 정책을 기대한다. <김명범 행정학박사·제주공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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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 마을조합이 있는 곳은 인구 4천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농촌 마을에 있다.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되면서 고정 수익을 창출할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조합의 존립이 위태로워지자, 이들은 전국 최고 쌀 생산지라는 점에 지역 특성에 착안해 '당진 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0년이 넘은 낡은 미곡 창고를 행정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하고 '합덕 백쌀 카페'를 오픈한 것이다. 주민과 청년들의 협업으로 단순한 음료 판매를 넘어 당진 쌀을 적극 활용한 베이커리와 차별화된 시그니처 음료를 개발했다. 이는 연 매출 수억 원을 올리며 자립 기반을 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한 지 10여 년이 흐른 지금, 합덕처럼 안정된 자립 기반을 갖춘 곳은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힌다. 대부분 마중물 사업이 끝나면서 지원이 끊겼고, 자체 수익 아이템도 부족하다. 게다가 경영이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주민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거점 공간 운영비와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
연합회 창립식 날 배포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재생사업으로 설립된 전국의 마을조합은 300여 개에 달한다. 조합당 30명으로 계산해도 조합원 수는 9,000명이 넘는다. 그러나 응답 조합의 59.5%가 초기 운영 단계에 머물러 있고, 연간 예산이 5,000만원 미만인 곳이 40.5%에 달한다. 심지어 사무국 인력이 전무한 조합도 35.1%나 된다.
제주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제주는 총 12개소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돼 이미 6개소는 현장지원센터 운영 종료돼 사후관리에 들어갔다. 도내 도시재생 마을조합들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후보들을 초청해 정책 의지를 묻는 자리를 마련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후보별로 결은 조금씩 달랐지만, 현행 3년으로 제한된 사후관리 기간 연장과 거점 시설 운영비 및 인건비 지원 확대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했다. 특히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은 자생력 강화를 전제로, 사회연대경제 관점에서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추진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 제주의 도시재생 마을조합들은 가칭 '제주 도시재생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협의회' 창립을 위해 다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제는 외형적인 공간 재생을 넘어 공동체의 자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고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에 둔 새 도정의 실효성 있는 제주 도시재생 정책을 기대한다. <김명범 행정학박사·제주공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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