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래 세대가 쌓는 돌담… '청소년돌담학교'를 가다
입력 : 2026. 07. 12(일) 16:51수정 : 2026. 07. 12(일) 17:49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제주 돌담 쌓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제주도-서귀산과고 돌담 쌓기 기술 전승 '맞손'
교실 밖 배움, 제주 가치 배우고 문화 보존 기대
지난 7일 제주돌문화공원 야외전시장에서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돌빛나예술학교 소속 강사들의 지도를 받으며 외담을 쌓고 있다. 제주도가 올해 처음 시작한 '청소년돌담학교'는 11월까지 이어진다. 김지은기자
[한라일보] "기초를 잘 놔야 합니다. 지반이 단단하지 않으면 담이 무너져요." 지난 7일 제주돌문화공원 야외전시장. 돌담 쌓기 강사로 나선 돌빛나예술학교 양수영(교육부장) 씨 곁으로 남색 반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목장갑에 안전모까지 단단히 갖춘 상태였다.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30㎝가량 한 줄로 이어지는 외담 쌓기. 그동안 두 번의 실습을 거쳤다는 학생들은 울퉁불퉁 투박한 돌을 이리저리 돌리고 얹으며 돌담을 완성해 갔다.

이날은 돌문화공원이 올해 처음 시작한 '청소년돌담학교'의 다섯 번째 시간이었다.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이 프로그램에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스마트 조경 전공 학생 2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매달 1번씩 전공 수업을 통해서다. 돌의 섬 제주를 이해하는 이론 강의로 시작한 교육은 돌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고 돌담 쌓기로 조경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돌담 쌓기 기술을 전승하고 지역 인재를 길러 내는 데 뜻을 모은 게 시작이 됐다.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와 서귀산과고가 지난 3월 맺은 업무협약에는 기술 전승 교육프로그램 공동 기획·운영, 현장 실무 교육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돌문화공원에게도 처음이자 새로운 시도다. 이전까지는 공원을 찾은 관람객에게 일회성 돌담 쌓기 체험을 제공하는 정도였다.

지연아 돌문화공원관리소 학예연구사는 "돌담 쌓기 기술이 단절되지 않게, 과연 어떤 청년 세대에게 이어지도록 하는 게 효과적일까 고민했다"며 "관련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하면 돌담 쌓기 기술도 전승되고 학생들도 지역 인재로서 경쟁력을 갖추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우선 초급 기술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2·3년차에 중·고급 과정으로 세분화해 진행하려 한다"는 계획도 더했다.

지난 7일 제주돌문화공원 야외전시장에서 서귀산과고 학생들이 돌담 쌓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지은기자
학교 역시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다. 교실 밖 전공 수업이 제주의 가치를 일깨우는 시간이 되면서다. 서귀산과고 자영생명산업과 박혜명 교사는 "돌을 쌓는 기술만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제주의 정체성, 제주다움 교육의 의미가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며 "실습을 하면서 생활 속에 돌담이 어떻게 쓰였는지, 앞으로 이것을 왜 이어 나가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에게도 단순히 기술만 배우는 시간은 아닌 듯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돌담을 쌓는 일이 "인내심"(강유석)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거나 "친구들과 여러 가지 체험 활동을 재밌게 하는"(박지성) 경험이 된다고 했다. 김영진 학생은 "모든 돌이 진짜 다 제각각인데, 돌담 쌓기를 알려주는 선생님들이 하는 말이 '사회와 같다'는 것"이라며 "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게 사회라는 걸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돌담학교도 이를 위한 '전승 교육'의 한 행보이지만,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강권용 돌문화공원관리소 돌문화연구과장은 "유네스코 등재는 돌담 쌓기 기술 보전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나중에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돌담 쌓기를 경험한 것 자체로 충분히 제주의 돌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돌담 문화를 보존하는 데에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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