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월동채소의 균형추… 마늘을 살리자
입력 : 2026. 08. 18(화) 02:00
김윤우 hl@ihalla.com
[한라일보] 근 한 달 넘게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농가들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발아기에 수분 공급이 절대적인 당근 주산지가 그렇고, 이제 머지않아 파종작업을 해야 하는 마늘 주산지인 대정이 그렇다.

다행스럽게도 광복절 연휴 동안 내려준 단비 덕분에 어느 정도 갈증은 해소됐지만, 이런 가뭄과 폭염이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라 상시적인 농업재난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시급하게 세워져야 한다. 마늘 주산단지인 대정은 이때쯤 마늘종자 선별작업이 한창이다. 집집마다 혹은 창고 한쪽에서 8월 하순이나 9월 초 파종해야 할 마늘 종자를 다듬어 내는데 여기에서 선별된 종자가 올 한 해 파종할 마늘면적을 가늠할 수 있다. 연휴기간 동안 여러 농가를 방문해 종자물량을 측정한 결과 내년도 마늘재배면적은 확연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602㏊에 달하던 대정읍 마늘재배면적이 지난해 840㏊로 줄어들더니 내년도는 800㏊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더 정확한 것은 제주도 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월동채소 작황관측 자료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7년산 마늘 재배면적 실측조사 결과를 더하면 실제 재배면적 산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늘재배면적 감소는 양파, 양배추 등 상대적으로 재배가 손쉬운 양채류 면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마늘재배농가의 고령화와 인력난, 가파르게 상승하는 인건비가 주된 이유겠지만 전체적인 마늘 작황이나 수입물량 등에 따라 결정되는 마늘수매가격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하고 있다.

심히 걱정되는 부분은 필자가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던 월동채소류의 균형추인 마늘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1990년대 중후반 대정·안덕·한경지역을 중심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마늘은 비교적 높은 수취가에 힘입어 재배면적을 넓혀가며 지역 특화작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기점으로 성산·구좌 등 동부지역은 당근과 월동무를, 한림과 애월지역은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 양채류를 그 지역에 특화된 밭작물로 월동채소류 재배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경지면적이 넓은 대정이나 안덕지역에서 일손이 많이 드는 마늘재배를 포기하고 비교적 재배가 손쉬운 일반 양채류로 작목을 전환하면 월동채소 재배지도는 변형되거나 파기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양배추를 비롯한 월동채소류의 과잉생산을 불러왔고 급기야 산지폐기라는 아픔까지 거의 매년 되풀이해 왔다.

이렇듯 양배추, 월동무, 양파 등 월동채소류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라도 균형추 역할을 해온 마늘에 대한 특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일부 마늘농가들이 주장하는 월동채소류 산지폐기 예산을 마늘재배장려금으로 활용해 마늘시장 희망가격과 농가 희망가격이 반영된 산지계약단가의 간극을 좁힘으로써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마늘농사가 가능하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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