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도시의 친구를 만드는 가장 긴 호흡의 투자
입력 : 2026. 08. 18(화) 01:00
김은경 hl@ihalla.com
[한라일보] 국제교류 업무를 오래 하며 느낀 것은 교류의 깊이가 행사의 규모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려한 행사보다 함께 밥을 먹고 웃으며 보낸 평범한 하루가 더 오래 남는다.

오는 8월 22일 일본 기노카와시 청소년들이 서귀포를 찾는다. 2009년 시작된 두 도시의 홈스테이 교류가 꾸준히 이어져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홈스테이는 단순히 머무는 자리가 아니다. 학교 방문이나 문화 체험이 상대 문화를 '보고 배우는 교류'라면, 홈스테이는 한 가정의 일상 속에서 문화를 함께 살아보는 '생활형 교류'다.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누며 서로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그 경험은 학생 한 명에서 끝나지 않는다. 부모와 형제자매가 함께하면서 한 학생의 교류는 한 가족의 기억으로 확장되고, '도시 대 도시'의 교류는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바뀐다.

청소년기에 경험한 도시의 기억은 오래간다. 그곳에서 만난 친구와 가족, 함께했던 일상은 도시 전체에 대한 친밀감으로 이어지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관계자산'이 된다.

행정은 만남의 자리를 만들 수 있을 뿐 관계까지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청소년 교류는 미래 세대에게 '도시의 친구'를 선물하는 가장 긴 호흡의 투자다. 사람 사이에 쌓인 신뢰와 호감, 그것이 지속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만드는 힘이라고 믿는다. <김은경 서귀포시 자치행정과 일본교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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