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박근혜 대통령은 다를 것이야"
입력 : 2013. 04. 30(화) 00:00
지난 3일 봉행된 제65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에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했어도 유족들은 섭섭함보다 기대감을 내비쳤다. 의외였다.

한 유족은 "대통령이 오실거라는 기대를 해서 그런지 불참 소식에 섭섭했지만 아직 내각 구성도 안되고 북한과의 상황이 안좋은 만큼 이해한다"며 "다음엔 꼭 오실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가 현장에서 무작위로 만나 인터뷰한 유족들 모두 북한 도발 등 당시 남북대치 상황에 따른 대통령의 불참 사유를 수긍하고 있었다.

특히 유족들은 그날 정홍원 국무총리의 국가추모기념일 지정 등 4·3 관련 약속에 "당연한 것" "환영한다" "거듭 강조해줘 고맙다" "한번 믿어보는 것" "박 대통령은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유족들의 반응을 '의외'라고 표현한 것은 유족들이 그동안 대통령의 불참(어떠한 사유를 내놓더라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위령제는 새정부 출범 후 처음 열려 대통령의 참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차분한 분위기 속 치러진 위령제는 굉장히 뜻밖이었다.

여기까진 기자가 본 당시 현장의 모습이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대통령 불참에 술렁임이 일었다.

특히 정 총리가 '차질없는 추진'을 약속한 국가추념일 제정 시점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으며 유족들의 '불만 진화용 약속'이라는 볼멘소리도 제기됐다. 그동안 정부가 4·3의 해결을 위해 약속했던 국가추념일 지정, 4·3평화공원 3단계 사업 추진 등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속앓이를 해야했던 유족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최근 4·3사건 희생자·유족 추가신고를 접수한 결과만도 2만7792명에 달하며 여전히 끝나지 않은 미완의 역사임을 반증하고 있는 4·3.

"박 대통령은 다를 것"이라는 유족들의 기대는 박 대통령의 '4·3의 완벽한 해결'이라는 한마디 약속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오은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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