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상식이 통하는 세상서 살고 싶다
입력 : 2013. 05. 14(화) 00:00
경찰이 연일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과 활동가에 대해 강경진압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 설치된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을 대신해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난간에 앉아있던 여성이 경찰에 밀려 강정천으로 떨어지면서 부상을 당했다.

진압경찰에 밀려 강정천으로 떨어지는 급박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의 강제진압은 공분을 사게 됐다. 이어 경찰은 강동균 마을회장 등 2명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체면만 구긴 상황이다.

군사기지반대위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서 문득 지난 2009년 서울 용산 남일당에서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 등을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해 민간인 5명과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생각났다.

당시 철거를 반대하는 농성자들은 죽을 각오로 경찰의 진압에 저항했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압명령이 떨어지면서 '용산참사'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다.

지금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 남아 있는 주민은 앞서 밝힌 농성자들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군사기지를 반대하고 있다. 군사기지 건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마을에서 옛부터 살아왔던 주민 중 반대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계신 분들 대부분이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제주자치도, 국방부 등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묵살되고 있다. 환경파괴 논란이 크지만 공사관계자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고 관계당국도 관심밖이다.

정치권과 정부, 제주자치도, 국방부는 반대주민과 활동가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만일 그들이 법을 먼저 지켰다면 지금의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명선 사회교육부 기자>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91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25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