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간 '바다 경계' 명문화 예고… 제주 대응 전략은?
입력 : 2023. 02. 03(금) 13:54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지자체간 해상경계 기준 설정 내용 (가칭) '해양경계 길잡이법' 발의
제주도 '해양경계법 제정 대응 실무위원회' 운영 이달부터 본격 가동
'제주바다권역 확보 해양경계 최적안' 논리 개발.. 행정 권한 등 조사
제주도에서 보이는 추자도와 진도.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지방자치단체 간 해상 경계 기준을 명문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률 제정이 예고된 가운데, 제주도가 실무위원회를 꾸려 제주 바다 권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논리 개발에 착수 하는 등 대응에 나선다. 정부에서 '해양관할구역 설정안'을 마련하면 제주와 인근 지자체와의 해상 경계가 설정되는데, 이는 조업권 뿐 아니라 해상에서의 각종 개발사업 인·허가권 행사와도 직결되는 문제라 타 지자체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자체 간 해상경계 설정 예고=앞서 지난달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병길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동구)은 (가칭)'해양경계 길잡이법'을 대표발의했다. 정식 명칭은 '해양의 효율적 이용 및 관리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해양관할구역 설정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 법안은 지자체의 해양 자치권 행사를 보장하고 해상 경계를 둘러싼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자체 간 해상 경계 갈등이 조업구역(어장) 뿐 아니라 해상풍력발전사업의 허가권한까지 확대되며 공익사업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는 등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법안은 지자체 해상결계 설정 기준을 명문화하도록 했다. 단 지자체 간 합의가 있는 경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해역의 이용과 관리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행정권한의 행사 내용을 조사해 반영하도록 했다.

또 해양수산부장관이 해양관할구역 설정 기본계획과 해양관할구역설정안을 마련하게 되는데, 이는 해양관할구역설정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하도록 했다. 만약 지자체가 심의 결과를 불복할 경우 등 지자체 방어권 보장을 위해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는 규정까지 포함했다.

이에 앞서 해양수산부가 지자체 간 해양경계를 설정하는 내용을 담은 '해양공간 이용 질서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지자체 해양경계 설정의 근거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제정된 법률을 통해 지자체 간 해양경계를 설정하기 위한 기본 원칙과 절차, 경계설정 방식 등 제도적 내용을 규정한다는 방침이다. 법이 제정되면 2024년부터 설정 기본·추진계획을 수립해 광역 자치단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제주바다 권역 최대한 확보"=법률안에 따라 정부가 해양관할구역설정안을 마련하면, 제주의 경우 향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간 해상 경계가 정해지게 된다. 이는 향후 각종 조업권 뿐 아니라 해상에서의 개발사업에 대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권한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상 경계 설정이 곧 '바다 주권'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다.

제주에서 불분명한 해양경계로 인한 타 지자체와의 분쟁 사례는 ▷추자도 해상풍력발전사업 ▷제주-완도 제3연계선 해저케이블 건설 ▷제주-완도 조업 분쟁 등이 대표적이다.

추자 해상풍력사업의 경우 추자도 해상에서 생산한 전력을 제주가 아닌 전남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보니 사업자와 제주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업의 '허가권자'를 누구로 할지에 대한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자체 간 해상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제주도는 해상 경계 설정 기준 법제화 예고에 따라 실무진으로 구성된 '해양경계법 제정 대응 실무위원회'(이하 실무위)를 구성해 '제주도 해양경계 최적(안)'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실무위는 제주 섬을 둘러싼 바다에서 제주도지사가 인허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의 최적안을 도출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게 된다. 정부 계획에 따라 지자체 해상 경계가 설정될 경우, 제주바다 권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관할 구역으로 설정한 대상 해역에 대해 행정 권한을 행사했던 내역을 조사하고, 추자도 인근 해역을 포함한 해역의 이용·관리가 이뤄졌던 곳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실태 자료 조사도 수행한다. 실무위는 당장 이달부터 가동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해상 경계와 바다 자치 관련 선언이나 당위성을 논하는 수준이었다면, 해상경계 명문화에 대한 법이 대표발의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우리(제주) 바다에서 제주도가 행정 권한을 행사했던 사례 조사 등을 통해 해양경계 최적안을 수립할 논리 개발을 위해 실무 위주로 구성했다"이라고 실무위 추진 경위를 설명했다.

앞서 제주도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해양자원 보호 및 바다 자치권 확보'를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정에 자문 역할을 수행할 전문가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법제, 행정, 해양, 지역행정 등 각 분야 전문가 및 공무원 등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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