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탁의 백록담] 지속가능한 제주에 대한 철학은 있는가
입력 : 2024. 05. 27(월) 00:00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한라일보] 기후변화의 위기 속, 세기적 화두가 20세기 말 '지속가능성'이었다면, 21세기에는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탄성 또는 유연성을 지니며 발전적 회복을 의미한다.

제주는 지리적·자연적 특성상 이들 단어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 등 유네스코 과학분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세계 유일의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어 더욱 그렇다. 여기에 최근 람사르습지를 추가하면서 생태·지질학적으로도 독특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 바로 제주다.

1995년 7월 출범한 민선 1기 신구범 도정을 시작으로 2~5기 우근민·김태환 도정, 그리고 6~7기 원희룡 도정에서 현재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에 이르기까지 제주는 개발과 보전에 대한 정책 수행과정에서 수많은 굴곡을 넘었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개발 논리와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보전의 가치에 대한 의견이 충돌했다. 특히 2006년 제주특별자도 출범으로 제주특별법상 제왕적 도지사의 역할이 막강해지면서 균형 잡힌 개발과 보전이 아닌 도지사의 입김에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현재도 '개발이냐, 보전이냐'라는 명확한 나름의 철학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

민선 8기 오 도정의 비전은 '위대한 도민시대,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제주'이며, 슬로건은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다. 7대 도정목표에도 '지속가능 제주'를 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 도정의 행보나 입장을 보면 이와는 거리감이 있다.

최근 비자림로 공사가 재개 되고 있는 데다, 도내 대형 리조트 개발에 대한 움직임이 심상찮다. 특히 한화의 애월관광단지 개발에 따른 원인자 부담 방식의 용수공급 등에 따른 특혜 시비와 이에 따른 물 부족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제주도의회에서 '지하수 관리에 철학이 있느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제주 제2공항 인근인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에도 민간에서 추진하는 대형 리조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최근 도가 전략환경영향평가 결정내용 공개한 가운데, 인근 마장굴 일대 환경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해발 400m 중산간 일대의 보전관리지역(18.8%)을 포함한 한화의 애월관광단지와 동부지역 해안가의 숙박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리조트 개발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 오 도정은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반응이다.

역대 도지사 가운데 일부가 특별법에 명시된 내용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의 재량으로 중국 자본에게 막대한 토지를 팔고, 또 다른 누군가는 5·16도로변에 호텔과 펜션 허가를 내어주면서 특혜 시비는 물론 난개발을 부추기며 두고두고 도민들의 입방에 오르고 있다.

개발 전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늦지 않았다. 무엇이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회복탄력성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오 도정은 앞선 누군가들처럼 잘못된 전철을 밟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백금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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