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형의 한라시론] 꼼지락 꼼지락
입력 : 2024. 06. 13(목) 00:00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한라일보] 4년 전에 대학을 졸업하고 배달업체에 인턴으로 입사를 했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어떤 분야로 취업을 할지 방향을 못 잡고 있었다. 마케팅, 세무, 회계 등의 분야가 있으나 무엇을 해야 맞는지 몰라서 많이 답답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맞겠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지원을 해보기로 했다. 가만히 있으면서 생각만으로는 내가 어떤 일이 적성에 맞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가능한 일들을 지원해서 경험해 보면서 결정하기로 했다. 몇 군데 지원서를 냈다. 한 배달전문업체 마케팅 분야에 지원해서 서류 통과하고 면접을 보는데, 마케팅 담당 임원이 이력서를 보더니 IT기획 쪽을 추천했다. 사실 마케팅은 좀 알았지만 IT기획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쪽 임원과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기나긴 코로나 기간 동안 계약기간을 한 번 더 연장을 하며 계속 일을 했다. 수학 쪽에 재능이 있어서 적성이 잘 맞았다. 팀장님은 일을 성실하게 깔끔하게 잘해서 정규직으로 채용할 의사가 있었으나 회사 조직개편으로 전환이 어렵게 되어서 퇴사를 하게 됐다.

초년생으로 처음 겪게 되는 잘리는 아픔이란? 맥이 풀리고 보이지 않는 미래가 막막하다. 그것도 여러번 경험을 하게 되면 쿨하게 작별 인사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가겠지만, 다시 이력서를 낸다. 대기업도 지원해 보고, 중소기업도 내 보고 가능한 곳 5군데를 정해서 지원해 본다. '4년이란 기간 동안 내가 제대로 경력을 쌓았나?'라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서 나를 받아 줄 곳을 찾는다. 합격이라는 1승을 위해서. 그래도 면접 볼 때, 근무기간 동안 담당했던 업무에 대해서 말했더니 인사담당자가 많이 관심을 가져준 것이 큰 위안이 됐다. 좀 하다 보면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어떤 회사에 IT기획으로 지원 가능한지 팀장님에게 자문을 받으며 지원한다. 그래도 팀장님이 큰 빽이자 자원이다. 팀원들을 잘 챙겨주시던 분이셨다. 정규직이 되는 것을 못 도와준 것이 마냥 미안해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신다.

퇴사를 하고 고용지원센터에 들려서 실업급여를 신청해서 용돈으로 쓰며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도 수입이 없어서 힘들 때 거의 100만원 넘는 돈이 큰 힘이 된다. 돈을 아끼며 생활한다. 다시 취업하기 전까지는 커피값 아끼며 절약모드다. 부모님에게 신세 지지 않기 위해서다. 다시 취업해서 몇 년 다니다 보면 내 나이 서른인데 언제까지나 신세 질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장학금을 잘 활용해서 학자금의 노예가 안 된 것이 다행이다. 약해진 멘탈과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한 시간씩 산책을 한다.

살아오면서 이번 같은 여러 번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은 것이라도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다 보니 실마리가 풀렸다. 이번에도 내 취업 전략은 지치지 않고 멘탈 강하게 하고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기다. 1승을 위해서. (이 글은 상담사례를 1인칭 시점으로 썼다.) <유동형 펀펀잡(진로·취업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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