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검독수리 가족 77년만에 한라산에 둥지 틀다
입력 : 2025. 09. 17(수) 13:57수정 : 2025. 09. 17(수) 17:39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한라산 북쪽 절벽 암수 한쌍 새끼 서식 둥지 발견
1948년 경기도 예봉산 정상 발견 후 국내 첫 확인
한라산 북쪽 절벽 둥지에 있는 검독수리. 국립생태원 제공
[한라일보] 세계적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가 국내에서 77년만에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최근 제주도 한라산 북쪽 방향의 한 절벽에서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난해 7월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직원이 한라산 북쪽 인근에서 어린 검독수리 1마리를 구조했던 사건 등을 바탕으로 검독수리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한라산 북쪽 지대 약 90m 절벽의 1/3 지점에서 지름 약 2m, 높이 약 1.5m 추정되는 검독수리의 둥지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지난 5월 이곳 둥지에 검독수리 암수 한 쌍과, 새끼 한 마리가 서식하는 모습을 약 200m 떨어진 장소에서 망원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들 암수 개체가 모두 최소 6년생 이상의 어른새(성조)로 추정했으며, 새끼의 성별은 외형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지난 7월 조사에서 이들 검독수리 가족이 둥지를 떠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검독수리가 번식지를 쉽게 옮기지 않는 특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같은 장소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번식 둥지를 비롯해 번식 쌍과 새끼가 함께 발견된 것은 미군 장교의 논문 기록 이후 7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947년부터 1948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복무한 미국 육군 장교 로이드 레이몬드 울프(Lloyd Raymond Wolfe)는 1948년 4월 경기도 예봉산 정상 인근의 절벽에서 검독수리 어른새와 함께 번식 둥지를 발견했다.

검독수리 성조.
수리목 수리과에 속하는 검독수리는 날개 편 길이가 2m가 넘는 대형 맹금류로 국내에서는 전국의 산야 및 습지 주변에서 겨울철에 소수의 개체가 주로 관찰됐다.

포유류(사슴, 토끼, 고라니 등) 및 조류(오리류, 꿩 등)를 사냥하며, 동물사체도 먹는다. 1~2월에 1~4개를 알을 낳고 포란 기간은 44~45일이며, 부화한 새끼를 키우는 육추기간 70~102일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검독수리 번식 둥지의 발견을 계기로 제주특별자치도 등 유관 기관들과 협업하여 서식지 보전을 강화하는 한편 번식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번식한 개체의 기원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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