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택의 한라칼럼] 헌마공신 김만일 국제 심포지엄과 탐라제주
입력 : 2025. 11. 04(화) 01:0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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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역화가 곧 세계화다. 지역의 역사문화가 제대로 드러날 때 세계화도 가까워진다. 남원읍 의귀리 출신 김만일(1550~1632)은 한 마리 말을 기반으로 해 만 마리 말을 길러낸 목자이자, 임진왜란과 정묘호란 전후 수차례 수천 필의 말들을 나라에 바쳐 구국한 인물이다. 이런 공로로 '헌마공신과 승정대부 종1품'에 올랐으며, 그의 후예들은 산마감목관 벼슬을 230여 년 세습했다. 이렇듯 큰 인물인 헌마공신 공은 이제야 제대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산업' 국제 심포지엄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몽골인 2명과 일본 1인 등 7명이 발표했다.
필자도 '말 관련 지명 속에 깃든 탐라제주 목축문화 변화와 정체성 탐색'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지명 속에도 선인들의 애환과 역사문화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몇을 살펴보자. 성산일출봉 곁에 위치한 수마포는 원나라가 수산평에서 키운 말들을 실어 날랐던 곳이다.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 마대기빌레는 6소장 등지에서 기른 말들을 명월포(옹포)에서 배에 싣기 전 대기시켰던 곳이다. 강진 마량항은 제주마가 육지로 가는 교량 역할을 한 포구이고, 숙마마을은 바다를 건너며 지친 말들이 숙면 취했던 곳에 들어선 마을명이다. 쌍둥이 오름인 군산과 월라봉은 아주 오래전 국내외로 말들을 실어 나른 당포(唐浦, 대평포구)로 가는 공마로가 숨어 있는 곳이자, 제주마와 관련해 1374년 일어난 목호의 난의 현장이고, 세종대왕 시기 발생한 우마적(牛馬賊) 사건의 현장이다. 우마적 사건은 발생한지 200여 년 후 출륙금지령(1629~1823)으로 이어졌다. 산마장은 김만일이 수천마리 말들을 조련시켜 국가에 헌납해 국난극복에 기여한 목장이다. 김만일의 후예들도 산마감목관을 세습하며 광활한 산마장을 개척했다. 성판악과 대록산 사이의 남북 40리, 동서 60~70리의 풍물을 담은 탐라순력도 산장구마가 바로 산마장의 현장이다. 그 현장을 찾아갔던 필자는 당시에 찍은 유적 사진도 공유했다.
또한 필자는 보다 정체성 있는 역사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제주 대신에 '탐라제주'를 쓰자고 제안했다. 탐라는 신라와 같이 국가의 의미이고, 제주는 경주처럼 고을의 의미다. 이를 실감한 조선의 지식인들은 제주보다 탐라를 더 선호했다. 물(바다) 건너 고을인 제주를 독립된 역사문화를 지닌 곳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1702년 그려진 탐라순력도다. 41개 화첩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의 공마봉진 등에는 제주마 9000여 필이 등장한다. 이는 목마가 탐라제주의 기간산업이었음을 증명한다 하겠다.
탐라제주의 또 다른 이름인 영주의 10경 중 하나인 고수목마에서 비롯된 지명이 고마로이고, 이를 배경으로 해 열리고 있는 축제가 일도2동의 고마로 마문화 축제다. 이렇듯 탐라제주의 잠든 역사문화를 깨워 단장하고 상품화하려는 의지가 더욱 필요한 지역화 시대임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문영택 (사)질토래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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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필자는 보다 정체성 있는 역사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제주 대신에 '탐라제주'를 쓰자고 제안했다. 탐라는 신라와 같이 국가의 의미이고, 제주는 경주처럼 고을의 의미다. 이를 실감한 조선의 지식인들은 제주보다 탐라를 더 선호했다. 물(바다) 건너 고을인 제주를 독립된 역사문화를 지닌 곳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1702년 그려진 탐라순력도다. 41개 화첩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의 공마봉진 등에는 제주마 9000여 필이 등장한다. 이는 목마가 탐라제주의 기간산업이었음을 증명한다 하겠다.
탐라제주의 또 다른 이름인 영주의 10경 중 하나인 고수목마에서 비롯된 지명이 고마로이고, 이를 배경으로 해 열리고 있는 축제가 일도2동의 고마로 마문화 축제다. 이렇듯 탐라제주의 잠든 역사문화를 깨워 단장하고 상품화하려는 의지가 더욱 필요한 지역화 시대임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문영택 (사)질토래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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