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무늬만 공모'
입력 : 2014. 07. 15(화) 00:00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끄는 '6기 도정'이 출범 직후부터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가장 먼저 '협치'를 내세웠고 이를 위해 여·야는 물론이고 의회, 여성, 시민사회까지 협치의 대상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모든 분야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셈이다.

포문을 연 것은 '행정시장 공모'가 '무늬만 공모'로 치러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부터. 도의회도 "민주적 절차를 가장해 치러졌다"며 '과거 적폐'라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결국 원 지사는 행정시장을 '첫 여성시장' '첫 시민단체 수장 출신 시장'을 발탁했고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제기되는 신임 제주시장에 대한 의혹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원 도정은 '행정시장 공모'때문에 적지않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민선 6기 제주특별자치도가 개방형직위로 전환한 공보관과 서울본부장 2개 직위에 대해 공개모집을 실시한 결과 모두 8명이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된 직위에는 이미 내정설이 파다해 '무늬만 공모'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차기 공보관과 서울본부장도 이미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원 도정이 산하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제주관광공사 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이는 원 지사가 임명하는 첫 산하기관장이다. 이는 향후 공기업 임원의 인선방향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공사 사장 인선이 산하기관장에 대한 대규모 교체바람의 신호탄이 될지 정·관가뿐 아니라 도민사회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임원추천위는 경영비전·전문성·혁신역량·리더십·엄정한 윤리의식 등을 평가해 공기업 사장으로서의 적임자를 공정하게 선발·추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부터 제주도정 주변에선 하마평이 무성하다. 각종 '설'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공모도 '무늬만 공모'로 치러진다면 향후 이어질 공기업 사장 공모는 아예 '지명'으로 바꾸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쓴소리가 나올 게 뻔하다.

행정시장에 이어 이번에도 '무늬만 공모' '들러리 공모' '낙하산 인사' 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원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실망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온전히 원 도정의 몫이다. <이현숙 정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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