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시험대에 오른 파격 행보
입력 : 2014. 07. 22(화) 00:00
출발부터 남달랐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를 두고 하는 얘기다. 남 지사는 취임 첫날 자신 소유의 경차 '모닝'을 직접 운전해 출근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민선 6기 경기도정의 슬로건 '굿모닝 경기도'를 내건 남 지사는 "도지사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면서 이 같은 행동의 이유를 밝혔다.

의도와는 달리 그를 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일부에선 며칠하다가 그만두는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 지사 측은 일부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진정성 있게 봐달라"는 말로 논란 진화에 나서야 했다. 튀는 행보가 자칫하면 일회성 이벤트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행보도 이에 못지 않다. 원 지사는 남경필 지사와 함께 새누리당 소장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두 지사 모두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는 파격 행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선된 도지사다운 출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강렬했던 첫 인상에 걸맞는 후속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원 지사는 '이미지 정치'를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거 공신을 위한 인사는 없다'던 원희룡 도정의 첫 조직 개편안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만 안겨주는 수준이었다. 애초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선거 공신을 챙기기 위해 고위 별정직을 늘렸으며, 기대를 모았던 협치정책실은 사실상 친위부대로 불리고 있다. 겉만 화려했다는 넋두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파격적인 행보는 어찌보면 양날의 검이다. 혁신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땐 자칫 '구관이 명관' '정치쇼'로 비춰지기 딱 좋은 먹잇감이기도 하다. 그래서 원 지사의 협치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지 정치에서 벗어나 제주도의 행정수반으로서 정책을 이끌어나가는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지은 뉴미디어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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