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21·끝)미디어 활용 기억력 회복 수업
입력 : 2025. 11. 12(수) 03:00수정 : 2025. 11. 12(수) 09:07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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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잇는 기억의 수업… ‘나의 이야기’를 되찾다

설문대 설화로 고향 기억 자극하고 언어로 표현
단순한 기억력 훈련 넘어 ‘삶을 존중하는 예술’로
[한라일보]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두려움을 느끼는 변화 중 하나는 '기억력의 감퇴'다.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익숙한 길이 낯설어질 때 사람들은 불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기억은 단순히 사라지는 기능이 아니라 자극과 연결을 통해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제주 지역의 설화 그림책 '설문대할망'은 한라산을 만들고 제주 섬을 빚어낸 여신으로, 제주의 땅과 바다, 바람의 근원이 되는 존재다. 시니어 세대에게 이 이야기는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자신의 뿌리와 고향의 기억을 자극하는 정서적 통로가 된다.
그림책은 짧은 문장과 강렬한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설문대할망'의 경우 거대한 여신의 손끝에서 산이 솟아오르고, 흙이 흩어지며 오름이 되는 장면이 시각적 자극을 준다. 이러한 그림은 언어적 이해가 다소 약화된 시니어들에게도 감각적 기억의 회복을 돕는다.
그림을 바라보며 "저건 어릴 적 한라산에서 본 풍경 같다", "예전에 오름에 올라갔을 때 돌이 저렇게 많았지"와 같은 자발적인 회상 반응이 일어난다. 이러한 감정과 경험의 언어화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연결시키는 인지적 교두보 역할을 한다.
신문은 시니어에게 익숙한 매체다. 활자를 읽고, 사건을 이해하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한다. '설문대할망' 수업과 신문을 함께 사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설화에서 출발한 지역이야기가 현재 신문 기사와 교차되면서, 시니어의 기억은 단순 회상에 머물지 않고 맥락적 사고로 확장된다. 과거 경험이 오늘의 이슈와 연결될 때 기억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기억력 훈련은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되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설문대할망'과 신문을 활용한 수업은 바로 그 점에서 빛난다.
그림책이 과거의 기억을 자극하고, 신문이 현재의 생각을 일깨운다면, 두 매체의 만남 속에서 시니어는 자신의 인생을 다시 엮어낼 수 있다.
제주의 거대한 여신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빚어냈듯, 이 수업은 시니어들이 자신의 기억으로 다시 세상을 빚어내는 시간이 된다. 잊힘의 두려움 대신, 이야기의 힘으로 삶을 채워가는 그 순간, 진정한 회복이 시작된다.
연재를 마무리하며, 나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삶이란 무엇인가." 신문과 그림책을 매개로, 경도인지장애 시니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깨우는 여정을 함께 걸어왔다. 처음엔 조심스레 한 페이지를 펼치던 손끝이 이제는 당당히 자기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 변화 속에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신문 속 사회적 이슈를 읽고 의견을 나누며, 그림책 속 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는 순간 시니어들은 다시 '나도 세상과 연결된 존재'임을 느낀다.
신문의 활자와 그림책의 색채를 통해 시니어의 기억을 불러내는 일은, 단지 '훈련'이 아니라 삶을 존중하는 예술이었다.
20차시 동안 함께 나눈 이야기가, 설문대할망이 빚은 제주의 땅처럼 단단한 '어르신들의 이야기'로 재탄생 되어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끝>
<연재팀/미디어교육연구회 'ON'>
수업 계획하기
▶수업 대상 : 시니어
▶수업 주제 : 그림책과 신문을 활용한 문제해결 훈련 교육
▶활용 그림책 : '설문대할망'(글 송재찬, 그림 유동관, 봄봄 펴냄)
▶활용 신문 : 제주 설화 및 제주 문화, 예술 관련 기사
▶수업 성취 기준
-그림책을 활용해 감성 자극 및 정서적 안정을 가져온다.
-신문을 활용해 일상과의 연결, 사회적 교류를 증진시킨다.
-활동을 통해 기억력, 언어력, 집중력, 시공간 지각력 등 인지 기능을 강화시킨다.
▶도입 : 책표지로 책 내용 상상하기(주의력 활동)
-"그림 속 인물은 어떤 사람 같아 보이나요?"
-"제주를 만든 여신이 있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요?"
▶전개 : 오늘의 그림책 '설문대할망' 읽기(기억 회상 훈련)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그림책 내용 이해하기
-"설문대할망이 빚은 제주"
-"할망은 왜 그렇게 큰 몸을 가졌을까요?"
-"마지막 돌이 놓여지지 않아 다리가 완성되지 않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각자 알고 있는 제주의 설화나 장소(한라산, 오름, 바다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활동 :
1. 책 내용과 질문(속담)보따리 만들기
2. 제주 설화의 장면 원화 그리기
3. 찰흙으로 나만의 오름 만들기
4. "제주의 소리, 할망의 노래"-음악과 낭송 활동
▶정리 : 제주의 다른 설화 소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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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억력 훈련 넘어 ‘삶을 존중하는 예술’로
[한라일보]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두려움을 느끼는 변화 중 하나는 '기억력의 감퇴'다.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익숙한 길이 낯설어질 때 사람들은 불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기억은 단순히 사라지는 기능이 아니라 자극과 연결을 통해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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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바라보며 "저건 어릴 적 한라산에서 본 풍경 같다", "예전에 오름에 올라갔을 때 돌이 저렇게 많았지"와 같은 자발적인 회상 반응이 일어난다. 이러한 감정과 경험의 언어화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연결시키는 인지적 교두보 역할을 한다.
신문은 시니어에게 익숙한 매체다. 활자를 읽고, 사건을 이해하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한다. '설문대할망' 수업과 신문을 함께 사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설화에서 출발한 지역이야기가 현재 신문 기사와 교차되면서, 시니어의 기억은 단순 회상에 머물지 않고 맥락적 사고로 확장된다. 과거 경험이 오늘의 이슈와 연결될 때 기억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기억력 훈련은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되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설문대할망'과 신문을 활용한 수업은 바로 그 점에서 빛난다.
그림책이 과거의 기억을 자극하고, 신문이 현재의 생각을 일깨운다면, 두 매체의 만남 속에서 시니어는 자신의 인생을 다시 엮어낼 수 있다.
제주의 거대한 여신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빚어냈듯, 이 수업은 시니어들이 자신의 기억으로 다시 세상을 빚어내는 시간이 된다. 잊힘의 두려움 대신, 이야기의 힘으로 삶을 채워가는 그 순간, 진정한 회복이 시작된다.
연재를 마무리하며, 나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삶이란 무엇인가." 신문과 그림책을 매개로, 경도인지장애 시니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깨우는 여정을 함께 걸어왔다. 처음엔 조심스레 한 페이지를 펼치던 손끝이 이제는 당당히 자기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 변화 속에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신문 속 사회적 이슈를 읽고 의견을 나누며, 그림책 속 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는 순간 시니어들은 다시 '나도 세상과 연결된 존재'임을 느낀다.
신문의 활자와 그림책의 색채를 통해 시니어의 기억을 불러내는 일은, 단지 '훈련'이 아니라 삶을 존중하는 예술이었다.
20차시 동안 함께 나눈 이야기가, 설문대할망이 빚은 제주의 땅처럼 단단한 '어르신들의 이야기'로 재탄생 되어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끝>
<연재팀/미디어교육연구회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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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대상 : 시니어
▶수업 주제 : 그림책과 신문을 활용한 문제해결 훈련 교육
▶활용 그림책 : '설문대할망'(글 송재찬, 그림 유동관, 봄봄 펴냄)
▶활용 신문 : 제주 설화 및 제주 문화, 예술 관련 기사
▶수업 성취 기준
-그림책을 활용해 감성 자극 및 정서적 안정을 가져온다.
-신문을 활용해 일상과의 연결, 사회적 교류를 증진시킨다.
-활동을 통해 기억력, 언어력, 집중력, 시공간 지각력 등 인지 기능을 강화시킨다.
▶도입 : 책표지로 책 내용 상상하기(주의력 활동)
-"그림 속 인물은 어떤 사람 같아 보이나요?"
-"제주를 만든 여신이 있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요?"
▶전개 : 오늘의 그림책 '설문대할망' 읽기(기억 회상 훈련)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그림책 내용 이해하기
-"설문대할망이 빚은 제주"
-"할망은 왜 그렇게 큰 몸을 가졌을까요?"
-"마지막 돌이 놓여지지 않아 다리가 완성되지 않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각자 알고 있는 제주의 설화나 장소(한라산, 오름, 바다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활동 :
1. 책 내용과 질문(속담)보따리 만들기
2. 제주 설화의 장면 원화 그리기
3. 찰흙으로 나만의 오름 만들기
4. "제주의 소리, 할망의 노래"-음악과 낭송 활동
▶정리 : 제주의 다른 설화 소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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