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화의 건강&생활] 호스피스를 아시나요?
입력 : 2026. 02. 04(수) 01: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한라일보] 근치 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가족이 당혹스럽게 "호스피스는 언제부터 시작합니까?"라고 질문을 해왔다. "지금은 암을 완치시키려고 열심히 치료하는 단계이지, 호스피스를 논의할 단계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해 줬다. 호스피스는 오래전 서구 사회에서 병든 순례객들을 돌보는 활동으로부터 시작됐으며 근대적인 개념의 호스피스는 195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인간이 죽음에 앞서 휴식하는 장소로 모든 이와 작별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가다듬고 완결하는 장소',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돌봄', '적극적인 치료가 아니라 적극적인 간호와 증상관리', '말기 환자와 가족에게 입원간호와 가정간호를 연속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호스피스의 정의가 점점 구체화됐다.

호스피스의 완전한 실천을 위해서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최소한의 의료적 돌봄인 완화의료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활동은 1965년에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이 강릉에 개원한 '갈바리의원'에서 시작됐고, 1980년을 기점으로 여러 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돼 왔다.

암의 말기단계에 접어들면 환자와 가족들은 정신적인 고통과 함께 오랜 기간 환자를 돌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요양원에 머무르고 있을지라도 이들을 돌보기 위해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간병인을 고용해야 한다. 최근에 '호스피스 돌봄'의 비용 중 일부를 의료보험공단에서 지불해 주고 있어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환자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지난 세월 미처 풀지 못한 가족 내부의 문제들을 알게 된다. 이런 경우 환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 화해와 용서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호스피스가 문화와 사회적 환경이 다른 서구로부터 들어온 것이므로 유교적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학적, 종교적인 연구들이 뒤따라야 한다.

호스피스 돌봄은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정도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호스피스 활동은 기본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젊은이들이 봉사 활동에 참여한 만큼 취직, 주택 구입, 금융대출 등의 기회를 우선 제공하는 건전한 보상제도를 마련해 참여를 유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호스피스 봉사는 생명의 고귀함을 깨닫게 해 준다.

호스피스란 '병을 고치기 위한 치료법이 더는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으로 돕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인생의 마지막 길을 헤쳐가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모든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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