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림의 현장시선] 제주 청년들의 재능을 꽃피우게 하려면
입력 : 2026. 07. 31(금) 01:00
고영림 hl@ihalla.com
[한라일보] 얼마 전에 화제가 된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발언이 떠오른다. 제주의 발전을 위한 말이라는 점에는 공감한다. 제주의 부모들이 자식들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을 인정하는 부분과는 달리 제주를 떠나지 않고 살아온 청년들에 대해 발언한 부분을 잠시 생각해 봤다. 현실을 직시한 솔직한 발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제주의 대학을 졸업한 후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제주에서 취업하고 자신의 뜻을 펼치려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고 제주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대학 졸업과 함께 실무 역량이 갖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리라.

제주대학교 옥외 게시판에서 가끔 만나는 포스터가 있다. HRA(Human Renaissance Academy)라는 매우 독특한 프로그램이라 자세히 읽어봤다.

고전 작품들을 읽은 후 발표와 토론, 경영 실무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스피치 역량과 외국어 능력 향상, 전문가 특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고력을 키우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면서 취업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실전형 커리큘럼이다.

더 찾아보니 이 프로그램이 무려 20년 전에 시작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인문학적 소양과 실무 역량 함양에 목표를 두고 제도권 밖에서 뜻있는 인사들이 출범시킨 것이 HRA다.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스로 찾아내고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1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료한 청년들은 국내외 기업, 공무원, 교사, PCO, NGO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서 활동하고 있다.

더 많은 청년들이 HRA에 참여할 수 있다면 제주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문제는 예산이다.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찾아보니 복권기금이 눈에 띄인다. 제주도가 1995년부터 발행했던 관광복권은 2006년 통합복권법에 의해 폐지되었으나 이 복권법에 의거하여 수익금이 해마다 제주도에 배정되고 있다. 2025년에 제주도에 배정된 복권기금은 총 2200억원 규모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이 기금은 주로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에 사용되지만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신규 사업으로 21세기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HRA를 확장한 사업을 제안한다. 무엇보다도 HRA가 20년 전에 설정한 목표가 21세기형 인재상이었다는 안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에서 태어나서 제주에서 유아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보낸 청년들이 AI시대 맞춤형 실무 능력을 함양하여 제주를 지키는 글로컬 인력이 되기 바란다. 제주의 환경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하게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세대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고영림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언어학박사>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349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오피니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