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김승립 문학평론집 '하늬바람 속 까마귀-상황과 문학'
입력 : 2026. 07. 31(금) 03:00수정 : 2026. 07. 31(금) 06:59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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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충성의 제주와 유년, 오성찬의 4·3

제주 문학인 창작집 위주 다뤄
“창작 고통 알기에 낮은 자세로”
한 시대 통과한 사유의 기록들
[한라일보] 표제는 문충성의 시 세계를 다룬 글에서 가져왔다. 맨 앞장에 놓인 이 글의 첫 문장은 이렇다. "문충성은 제주적인, 너무나 제주적인 시인이다." 제주라는 지역의 시인으로 "유폐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시인들과 적극적으로 구별하기 위해 그렇게 표현했다. 문충성의 절창 중 하나인 '제주바다·1'을 불러낸 저자는 "이 시는 신화적 발상과 더불어 격정과 섬세함이 어우러진 어법으로 읽는 이를 한껏 시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매혹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제주도'와 '유년'을 핵심 코드로 삼았다는 문충성의 시집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장에서도 이어진다. 탑동을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시를 두고는 "단순히 자연의 훼손이나 유년의 공간 상실을 한탄하는 게 아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원초적 자연과 유년 시절의 삶을 되풀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기록하고 알리고자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시인인 저자의 평론은 이를 포함해 제주 문학인들의 시·소설 등 창작집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순이·김철수·강방영·김병택·오성찬·고시홍·오경훈·강통원·박희순(게재 순서) 등의 작품을 들여다봤다. "창작이 세계를 사유하고 그 결과를 정서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라면, 비평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세계를 사유하고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글쓰기일 것"이라는 저자는 비평이라는 장르가 주는 매력과 지역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그 작업을 시작했다.
창작의 고통과 애환을 아는 그이기에 가급적 꼼꼼히 읽고 낮은 자세로 각각의 작품에 접근했다. 거기엔 변방에서의 글쓰기가 갖는 이중의 어려움을 함께 겪은 사람으로서 동병상련의 입장도 스몄다. 수록 글은 약 40편. 오래된 것도 있고 얼마간 시의성을 잃은 것도 있을 거라며 "한 시대를 통과해 온 사유의 기록"으로 읽어주길 바랐다.
이번 평론집에서 저자가 비중 있게 살핀 또 다른 작가는 소설가 오성찬. 이 중에서 4·3소설만을 한데 묶은 '한라구절초'를 평한 글에선 "오성찬의 소설들은 향토사학자를 화자로 내세우거나 취재 내용을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런 태도가 오성찬의 소설들이 사건의 극적 전개나 긴박감이 약화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문학적 상상력이나 소설적 재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분칠'해서 훼손하지 않겠다는 그 나름의 의지적 결과이기도 하다. 그것은 4·3이라는 아픈 역사에 대한 작가 나름의 진지한 예우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서출판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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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고통 알기에 낮은 자세로”
한 시대 통과한 사유의 기록들
[한라일보] 표제는 문충성의 시 세계를 다룬 글에서 가져왔다. 맨 앞장에 놓인 이 글의 첫 문장은 이렇다. "문충성은 제주적인, 너무나 제주적인 시인이다." 제주라는 지역의 시인으로 "유폐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시인들과 적극적으로 구별하기 위해 그렇게 표현했다. 문충성의 절창 중 하나인 '제주바다·1'을 불러낸 저자는 "이 시는 신화적 발상과 더불어 격정과 섬세함이 어우러진 어법으로 읽는 이를 한껏 시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매혹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제주도'와 '유년'을 핵심 코드로 삼았다는 문충성의 시집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장에서도 이어진다. 탑동을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시를 두고는 "단순히 자연의 훼손이나 유년의 공간 상실을 한탄하는 게 아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원초적 자연과 유년 시절의 삶을 되풀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기록하고 알리고자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시인인 저자의 평론은 이를 포함해 제주 문학인들의 시·소설 등 창작집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순이·김철수·강방영·김병택·오성찬·고시홍·오경훈·강통원·박희순(게재 순서) 등의 작품을 들여다봤다. "창작이 세계를 사유하고 그 결과를 정서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라면, 비평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세계를 사유하고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글쓰기일 것"이라는 저자는 비평이라는 장르가 주는 매력과 지역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그 작업을 시작했다.
창작의 고통과 애환을 아는 그이기에 가급적 꼼꼼히 읽고 낮은 자세로 각각의 작품에 접근했다. 거기엔 변방에서의 글쓰기가 갖는 이중의 어려움을 함께 겪은 사람으로서 동병상련의 입장도 스몄다. 수록 글은 약 40편. 오래된 것도 있고 얼마간 시의성을 잃은 것도 있을 거라며 "한 시대를 통과해 온 사유의 기록"으로 읽어주길 바랐다.
이번 평론집에서 저자가 비중 있게 살핀 또 다른 작가는 소설가 오성찬. 이 중에서 4·3소설만을 한데 묶은 '한라구절초'를 평한 글에선 "오성찬의 소설들은 향토사학자를 화자로 내세우거나 취재 내용을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런 태도가 오성찬의 소설들이 사건의 극적 전개나 긴박감이 약화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문학적 상상력이나 소설적 재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분칠'해서 훼손하지 않겠다는 그 나름의 의지적 결과이기도 하다. 그것은 4·3이라는 아픈 역사에 대한 작가 나름의 진지한 예우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서출판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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