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만 세 번 교체… 특정 뮤지컬 출연진 대거 참여
입력 : 2026. 10. 20(화) 18:43수정 : 2026. 10. 20(화) 21:31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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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예술단 합동 공연 '제주, 신들이 노래하는 땅' 초연
지난해 4월 브랜드화 공언 이후 대본 공모 무산·용역 차질
실제 올 8월부터 본격 준비… "짧은 연습 기간 고려 캐스팅"
용역 제작 발표회·납품 곡 불용에 "향후 다른 버전 등 활용 가능"
지난 19일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 제주도립예술단 합동 공연 '제주, 신들이 노래하는 땅'.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2년여 만의 합동 공연이었으나 실제 본격적인 준비 기간은 2개월 남짓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새롭게 곡을 쓰고 연습에 나섰다. 제주도립예술단의 합동 공연인 창작 음악극 '제주, 신들이 노래하는 땅'이다. 제주도 주최, 제주도립예술단 주관으로 지난 19일 저녁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무료로 선보인 이번 합동 공연의 전후를 살펴본다. '제주 브랜드 대표 공연' 개발 용역 비용(1억3000만 원)을 합쳐 단일 공연에 3억 원 넘게 투입했고 제주도는 앞으로 이를 상설 공연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어서다.

▷제작 발표회 4곡, 용역 납품 11곡 불용=2024년 7월 5개 제주도립예술단의 합동 무대를 마친 제주도는 2025년 4월 "제주만의 특화된 공연을 브랜드화한다"며 합동 무대를 위한 작품 개발을 공언했다. 이때 2026년 제주 전국체육대회 시즌에 공연을 유료로 진행하고 이후 2027년부터 도외 공연과 상설 공연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며칠 뒤엔 가칭 '도립예술단 제주오페라' 전국 공모를 벌였다. 그러나 대본 공모 선정작이 나오지 않으며 계획이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해 11월 제주도는 공모를 통한 용역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공연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이 역시 차질을 빚었다. 지난 6월 제작 발표회에서 선보인 4곡만이 아니라 용역진이 납품한 11곡도 이번 초연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에 지난 8월 초 도립예술단 내부 인력이 제작 PD를 맡기로 하는 등 제작진이 꾸려진 이후 기존 창작곡이 작품과 결이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새로 만든 음악이 쓰였다. 최종적으로 작곡가만 3번 바뀌었다. 이는 도립예술단 합동 공연의 추진 방식과 실리를 재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 눈앞인데 작곡·연출 제대로 안 알려=작사·작곡·제작프로듀서 김경택, 연출·개작·극본 박기원 등 초연일 공연장에서 배포한 프로그램북에 담긴 제작진 면면은 지난 9월 제주도의 자료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당시 제주도는 작사·작곡, 연출, 극본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본보 취재 과정에 작곡 총괄, 협력 연출자 이름을 댔으나 그 사이에도 일부 달라졌다.

이와 함께 주·조역으로 소개한 11명 중에서 제주합창단·서귀포합창단원을 제외한 6명의 배역이 김경택 PD가 작곡을 하고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던 창작 뮤지컬 '고래의 아이' 출연진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이 제작한 '고래의 아이'는 올 7월 제주, 8월 서울 무대에서 잇따라 공연된 작품이다. 연출 등을 담당한 박기원도 '고래의 아이' 주역이었다.

'제주, 신들이 노래하는 땅'. 제주도 제공
▷'신들의 땅 제주' 지속 가능성은=2억700만 원을 들여 마련한 초연 무대는 어땠을까. 비 날씨 속에도 1층 객석 기준으로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제주도는 전국체전 연계 공연임을 부각하려는 듯 해외동포선수단 등 관계자들도 관람했다는 홍보 자료를 냈다. 30명 정도가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고 한다.

'제주, 신들이 노래하는 땅' 삽입곡은 모두 17곡. 이 노래들이 흐르며 약 200년간 출륙금지령이 지속된 조선 시대 제주, 신들이 부재하는 신구간 풍속이 있는 2026년 제주, 신들이 모여 사는 천상계 등 세 공간을 축으로 시공을 넘은 사랑을 품은 가믄장아기(감은장아기)와 고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영상 기술을 활용한 무대 연출로 신과 인간의 세상을 오갔고 교향악단, 관악단, 합창단, 무용단 등 예술단원들의 기량을 더해 웅장함을 살렸다.

하지만 '여신의 노래'라는 영문 제목을 단 이 작품에서 가믄장아기의 주체성이 다가오지 않았다. 출륙금지령, 행운신, 전생, 방사탑 등 몇몇 키워드는 각자 떠도는 듯했고 악을 물리치고 다시 생명을 얻는 과정은 급작스러웠다. 신들이 지상으로 향하는 곳이 제주 신화 축제장이란 설정도 안이했다. "신들과 인간이 함께 사는" 제주가 노랫말을 넘어 무대 위 어떤 장면으로 그려져야 하지 않을까.

제주도 관계자는 "용역 창작곡들은 제주도에 저작권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다른 버전의 공연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작곡료 등 추가로 발생한 비용은 기존 공연 예산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외부 배역은 공연 준비 기간이 촉박해 단기간에 호흡을 맞추려면 어느 정도 검증된 분들을 모셔야 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도내 재공연을 목표로 관련 예산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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