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깃발만 꽂으면 당선… 이대로 좋은가
입력 : 2026. 05. 04(월) 00:00
[한라일보] 제주 정치 지형의 한쪽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거치며 제주 역시 민주당의 깃발만으로 당락이 갈리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는 호남과 대구·경북에서 나타나는 정치적 편중 현상과 유사한 흐름이다. 호남에서는 보수 정치인이, 대구·경북에서는 진보 정치인이 당선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돼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수년간 보수 정당이 도민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부 제주도의원 선거구에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 간 경쟁이 사실상 실종된 정치 지형에서는 도민의 선택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부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가 본선 결과로 직결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성범 전 해양수산부 차관의 전략공천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도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중앙당이 김 전 차관을 전략공천한 것은 민주당의 우세가 공고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민주주의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이 사라진 정치 지형에서는 정책 검증과 인물 평가 역시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그 책임은 도민에게 돌아간다. 지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쟁의 복원이 필요하다. 정당은 도민이 원하는 후보를 내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며, 유권자 역시 특정 정당에 대한 관성적 지지를 넘어 보다 엄정한 기준으로 후보를 평가해야 한다. 도민보다 정당의 선택이 우선되는 정치 환경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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