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개 제주어 어휘 제주문화로 읽다
입력 : 2026. 08. 03(월) 16:53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방언학자 강영봉·김순자 '… 아름다운 제주어' 펴내
사람·의식주·민속·생활·동식물·자연 나눠 예문 등 담아
8월 5일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개소 10돌 기념 발간
[한라일보] '밤고넹이'. '밤중에 나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다. '밤고넹이'는 또 '일정한 집에서 살지 않고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뜻하기도 한다. 이 경우는 표준어로 '도둑고양이'다.

'걸명'. '잡신을 대접하기 위해서, 제상의 여러 음식을 조금씩 걷고 난 뒤 떼어낸 것. 또는 이렇게 모은 음식물'을 말한다. 달리 '걸멩', '퇴새'라고도 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다. 지역에 따라 '제반'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제반'이란 제상에 올렸던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어 지붕 위로 올리는 음식이나 그렇게 하는 일을 뜻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 또한 '제반'이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강영봉 이사장과 김순자 이사가 펴낸 '제주문화로 읽는 아름다운 제주어'(한그루 출판사)의 내용 중 일부다. 제주어연구소 누리집 '아름다운 제주어' 코너에 6월 말 기준 470회에 걸쳐 연재했던 어휘 가운데 제주문화와 관련 있는 110개를 추려 실었다.

110개 어휘는 '사람'(23개), '의식주'(18개), '민속'(14개), '생활'(31개), '동식물'(15개), '자연'(9개) 등 6개 분야로 나눴고 표제어는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언어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중심에 두고 외연을 넓혀 나가는 순서에 따라 분류했다.

이들 어휘는 뜻풀이, 표준어, 옛말, 분화형 등을 요약한 뒤 예문을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표제어에 대한 추가 정보가 있으면 맨 끝에 '덧붙임'을 넣었다. 단순히 표제어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제주문화의 면면을 전하려 했고 제주 사람들의 생생한 입말을 예문으로 사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 책은 제주어연구소 개소(2016년 8월 5일) 열 돌을 기념해 나왔다. "제주어를 통하여 제주정신을 탐색하고, 제주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게 우리들의 입장이다. 결국 제주어가 사라진다면 본연의 제주정신은 퇴색할 것이며, 전통적인 제주문화 또한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제주어가 일실되기 전에 값진 자료를 수집·연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올바르게 말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제주정신을 잇고, 제주문화를 보전하는 길임을 확신한다." 머리글에 10년 전 제주어연구소의 설립 취지를 다시 꺼낸 두 방언학자는 "제주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우리말입니다"라는 연구소의 신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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