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돌과 미… 일상·신앙·생업의 기억
입력 : 2026. 05. 11(월) 09:32수정 : 2026. 05. 11(월) 10:14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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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기획전 7월 12일까지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합생(合生), 돌과 미'.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 사람들의 삶을 둘러싼 돌, 신앙과 기원의 상징이던 돌, 생계를 잇기 위한 노동의 흔적을 간직한 돌. 화산섬 제주 곳곳에 흩어진 돌은 그렇게 제주인들에게 물처럼, 바람처럼 존재해 왔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예술이라는 통로로 돌과 미(美)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4월 14일부터 7월 12일까지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에서 열리는 '합생(合生), 돌과 미'라는 이름의 특별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고 예술인을 포함 28명의 작품이 나왔다. 이들이 빚어낸 평면·입체 등 40여 점을 통해 돌이 만들어낸 공간과 경계성의 의미, 생활의 재료를 넘어 서사가 담겼던 돌, 자연과 맺어온 관계의 기억을 읽을 수 있다.
전시 앞부분에 내건 '돌의 쓰임새'를 본다. 의식주 생활에서 농어업, 통신, 전통 의식, 오락까지 돌을 품고 다듬고 쌓으며 살았던 제주인의 일상과 새삼 마주하게 된다.
돌담은 기민한 필력(강부언의 '바람의 흔적')으로, 때로는 오방색의 추상 작업(고민철의 '제주적 추상-돌담')으로 화면 위에 자리하고 있다. 무덤을 에워싼 산담에서는 삶의 향기로 되살아나는 죽음(오건일의 '나의 겨울')을 보거나 비극의 역사(오승익의 '그 자리, 한라산-오후의 붉은 한라산')를 떠올린다. 돌담·고사리·유리 등 각기 다른 개체들이 연결된 형상은 "살암시민 살아진다"는 울림(성창학의 '사노라면')을 던진다. 조상의 영혼을 지키는 석상(김산의 '삶의 노래 Ⅰ'), 달빛 아래 돌탑(이미선의 '치유의 정원-보물 제1187호') 등에는 공동체의 믿음이 새겨졌다. 돌담 안의 여성들은 쪼그려 앉아 빨래를 하거나 무거운 맷돌을 돌리고(고영만의 '보리 고람쪄') 있다.
전시장 어귀에 놓인 항공기 형상의 작품(이지현의 '026AP14001 꿈꾸는 돌-날다')은 우리에게 건네는 자그만 위로다. 어릴 적 꿈을 소환했다는 작가는 "이 땅 제주가 거친 돌의 시간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창공으로 날아올라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작품에 투영했다.
김유정 미술 평론가는 이 전시의 평론에서 "돌과 미는 개별적인 담론으로는 '물질'과 '감성'이며, 이 둘의 만남은 삶의 문화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며 "돌과 같이 살아온 제주인의 선택은 과거의 기억이라는 전통을 담고 있으면서도, 현재와 미래의 제주가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돌문화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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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에서 예술이라는 통로로 돌과 미(美)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4월 14일부터 7월 12일까지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에서 열리는 '합생(合生), 돌과 미'라는 이름의 특별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고 예술인을 포함 28명의 작품이 나왔다. 이들이 빚어낸 평면·입체 등 40여 점을 통해 돌이 만들어낸 공간과 경계성의 의미, 생활의 재료를 넘어 서사가 담겼던 돌, 자연과 맺어온 관계의 기억을 읽을 수 있다.
전시 앞부분에 내건 '돌의 쓰임새'를 본다. 의식주 생활에서 농어업, 통신, 전통 의식, 오락까지 돌을 품고 다듬고 쌓으며 살았던 제주인의 일상과 새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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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합생(合生), 돌과 미'. 진선희기자 |
전시장 어귀에 놓인 항공기 형상의 작품(이지현의 '026AP14001 꿈꾸는 돌-날다')은 우리에게 건네는 자그만 위로다. 어릴 적 꿈을 소환했다는 작가는 "이 땅 제주가 거친 돌의 시간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창공으로 날아올라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작품에 투영했다.
김유정 미술 평론가는 이 전시의 평론에서 "돌과 미는 개별적인 담론으로는 '물질'과 '감성'이며, 이 둘의 만남은 삶의 문화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며 "돌과 같이 살아온 제주인의 선택은 과거의 기억이라는 전통을 담고 있으면서도, 현재와 미래의 제주가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돌문화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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