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군불때기
입력 : 2014. 02. 12(수) 00:00
6·4 지방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야 모두 사활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려있다며 명운을 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야당은 현 정부의 실정을 심판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선거의 핵인 자치단체장 선거에 여·야 모두 올인하는 것은 당연지사. 승리를 위해서는 훌륭한 장수를 내세워야 한다. 서울시장을 포함한 17개 시·도지사 후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장인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야당 박원순 현 시장에 맞설 대항마로 김황식 전 총리와 정몽준 최고의원을 내세운 '빅매치'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더불어 경기·인천 등 수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른바 '중진 차출론'이라는 중앙당 차원의 필승전략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여야 없이 과거와 달리 시·도지사 자리에 정치인 출신 인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점도 중진들을 선거판으로 이끌고 있다.

불출마의사를 표시한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 인천 송영길 시장, 전남 박준영, 충북 정우택, 경남 홍준표 지사 등 국회의원 출신들이 자치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더불어 뜻이 없는 이들에게는 권유가 잇따르면서 선거판도를 흔들고 있다. 그 중심에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자리도 포함됐다.

우근민 지사와 김방훈 전 제주시장, 김경택 전 정무부지사, 양원찬 재외제주도민총연합회장 등이 예비주자로 나선 새누리당에도 차출론 불똥이 튀었다. 제주출신 원희룡 전 의원을 차출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게다가 뜻이 없었다는 원 전의원이 지난 10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지사 출마와 관련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당내부에서의 '군불때기'가 시작된 것이다.

군불을 굳이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아궁이는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하는 구조다. 아궁이 위에 걸린 솥을 이용해 취사를 하는 동시에 구들장을 덥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난방 체계의 단점은 여름에는 별 쓸모가 없고 겨울에는 밥 짓는 불만으로는 난방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늦은 밤에 아궁이에 불을 지펴 구들장을 한 번 더 덥혀주어야 했다. 이것이 '군불'이다.

때문에 이번 중앙정치권의 '군불때기'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번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분수령으로 판단해 어떤 형태로든 최상의 카드로 필승의 전략을 짜낸다. 최상의 카드라는 것은 중앙과 지역 모두 공통된 사안일 수 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승부가 판가름 나서야 성패를 확인할 수 있다. 최후의 전장에 남는 이들이 과연 누가될지 아직도 갈길이 먼 것 같다. 조금씩 요동 치기 시작한다는 것은 선거의 시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느때와는 조금 다른 아주 의미있는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앞으로 112일 남았다. 그전에 정리될 수도 있지만. <조상윤 정치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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