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육아 - 이럴 땐]⑩ 아이들 다툴 때 "잠깐만" 기억하세요
입력 : 2022. 11. 14(월) 11:08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가가
자녀 간의 갈등 상황에서 한쪽에 기울어선 안돼
"잠깐만" 말하며 상황 멈추고 마음 공감해 줘야
"잠깐만" 말하며 상황 멈추고 마음 공감해 줘야

형제자매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아이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함께하는 것도 몸으로 익혀야 하는 일입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라일보] 좋은 형제자매 사이를 만드는 법,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자녀가 둘 이상이라면 그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이 됩니다. 자칫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되면 아이들의 관계는 좋아질 수 없기 때문인데요. 그럴 때, 이번에 이야기할 '잠깐만' 팁을 꼭 기억해 보세요.
질문. 두 아이가 놀이를 할 때마다 티격태격해요. 첫째는 둘째가 다가오는 게 싫고, 둘째는 언니가 하지 못하게 하니 울거나 짜증을 냅니다. 서로 사이좋게 놀았으면 하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 네. 그런 고민이 있으시군요. 그럴 땐 우선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면서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큰아이는 동생에 비해 아는 것도 많고 놀이 방식도 다양해서 더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알아요. 놀이의 내용 면에서도 동생보다 다양할 수밖에 없지요. 재미있는 상상을 하면서 놀고 있는데 동생이 와서 자기의 놀잇감을 만진다면 어떨까요. '놀이 상'은 내가 다 차려놨는데, 동생이 와서 방해하고 내 것을 망가뜨린다는 생각이 들겠죠. 이때 큰아이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해요. 그 당연한 것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작은아이는 어떨까요. 큰아이가 정말 신나게 놀고 있어요.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같이 놀고 싶기도 해서 큰아이 것을 만지고 싶은 거예요. 그 마음 역시 온전히 인정해 줘야 합니다.
이럴 때, 보통 아니라고 하면서도 두 아이 중 한쪽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린 작은아이에게 많이 기울게 되지요. 그러면서 큰아이에게 "동생한테 좀 줘", "동생에게 빌려줘야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큰아이는 자기만 아는 얌체로 비춰지게 되지요. 야단맞은 기분이 들어 더 화가 날 수도 있고요.
큰아이와 작은아이, 두 마음을 모두 인정해 줘야 합니다. 첫째는 자신의 것을 동생이 건드리는 게 싫고 방해받는 것이 화가 나는 거고, 동생은 하고 싶은데 하지 말라고 하니 속상한 겁니다. 이 둘을 모두 인정해 주면서 힘의 크기를 같게 해야 합니다.
|"잠깐만"하며 상황 멈추고 마음 인정해 주세요
그렇다면 둘이 다투는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게 바로 "잠깐만"입니다.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잠깐만, 잠깐만"이라고 말하며 일단 상황을 멈추게 하는 거지요.
그런 다음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겁니다. 첫째에게는 우선 "무슨 일이야,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묻고 대답하지 않으면 "혼자 놀고 싶은데 동생이 만지면 놀이가 깨져서 화가 날 것 같구나. 맞아?"라고 말이죠. 그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맞다고 할 겁니다. 다음엔 동생 차례입니다. "언니(*상황에 따라 다른 호칭)가 하는 걸 보니까 같이 하고 싶어서 만진 것 같은데, 맞아?"하면 동생도 그렇다고 하겠지요.
그렇게 물어보는 걸로 끝입니다. 엄마는 "그럼 어떻게 하지?"하고 큰아이의 도움을 기다리는 거예요. 엄마가 마음을 충분히 읽어줬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 그 순간 화를 가라앉힐 거예요. 올라갔던 감정이 내려가면 생각하는 영역이 생깁니다. 그러면 큰아이가 동생에게 장난감을 하나 준다든가 여기 앉으라고 먼저 얘기해 줄 수도 있습니다.
엄마는 그때 동생에게 물어봅니다. "○○야 기분이 어때?", "어떤 게 좋아"하고 말이에요. 그럼 동생은 "언니가 좋아"라고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면 하나를 줘도 열 개를 얻을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거지요.
여기에 엄마도 한 마디 보태 주세요. "네가 동생에게 나눠주는 걸 보니 엄마가 고민하고 걱정했던 게 다 풀렸네", "엄마의 숙제가 다 해결됐네"하고 말이지요. "자매끼리 잘 지내는 걸 보니 정말 행복하다. 고마워"라고도요. 모든 관계는 노력이잖아요.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면 두 아이는 항상 잘 지내고 다툼이 발생할 때도 서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애쓸 겁니다.
|"언니를 지켜줘야 동생도 지킬 수 있어요"
반대로 첫째가 그래도 안 된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엄마는 동생에게 이렇게 말해 줘야 합니다. "언니가 오늘(지금은)은 안 된대"라고 말이지요. 언니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오늘'은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겁니다. 이렇게 큰아이를 지켜줘야 합니다. 그게 바로 동생도 지키는 방법이거든요.
둘째가 첫째만큼 자랐다면 둘 모두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서로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도 조율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함께하는 걸 몸으로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하든 서로가 서로를 돕고, 공부할 때나 책을 볼 때도 친구처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 상담=오명녀 센터장, 취재·정리=김지은 기자
◇가치 육아 - 이럴 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2주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자유롭게 보내주세요.
= 네. 그런 고민이 있으시군요. 그럴 땐 우선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면서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큰아이는 동생에 비해 아는 것도 많고 놀이 방식도 다양해서 더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알아요. 놀이의 내용 면에서도 동생보다 다양할 수밖에 없지요. 재미있는 상상을 하면서 놀고 있는데 동생이 와서 자기의 놀잇감을 만진다면 어떨까요. '놀이 상'은 내가 다 차려놨는데, 동생이 와서 방해하고 내 것을 망가뜨린다는 생각이 들겠죠. 이때 큰아이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해요. 그 당연한 것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작은아이는 어떨까요. 큰아이가 정말 신나게 놀고 있어요.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같이 놀고 싶기도 해서 큰아이 것을 만지고 싶은 거예요. 그 마음 역시 온전히 인정해 줘야 합니다.
이럴 때, 보통 아니라고 하면서도 두 아이 중 한쪽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린 작은아이에게 많이 기울게 되지요. 그러면서 큰아이에게 "동생한테 좀 줘", "동생에게 빌려줘야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큰아이는 자기만 아는 얌체로 비춰지게 되지요. 야단맞은 기분이 들어 더 화가 날 수도 있고요.
큰아이와 작은아이, 두 마음을 모두 인정해 줘야 합니다. 첫째는 자신의 것을 동생이 건드리는 게 싫고 방해받는 것이 화가 나는 거고, 동생은 하고 싶은데 하지 말라고 하니 속상한 겁니다. 이 둘을 모두 인정해 주면서 힘의 크기를 같게 해야 합니다.
|"잠깐만"하며 상황 멈추고 마음 인정해 주세요
그렇다면 둘이 다투는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게 바로 "잠깐만"입니다.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잠깐만, 잠깐만"이라고 말하며 일단 상황을 멈추게 하는 거지요.
그런 다음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겁니다. 첫째에게는 우선 "무슨 일이야,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묻고 대답하지 않으면 "혼자 놀고 싶은데 동생이 만지면 놀이가 깨져서 화가 날 것 같구나. 맞아?"라고 말이죠. 그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맞다고 할 겁니다. 다음엔 동생 차례입니다. "언니(*상황에 따라 다른 호칭)가 하는 걸 보니까 같이 하고 싶어서 만진 것 같은데, 맞아?"하면 동생도 그렇다고 하겠지요.
그렇게 물어보는 걸로 끝입니다. 엄마는 "그럼 어떻게 하지?"하고 큰아이의 도움을 기다리는 거예요. 엄마가 마음을 충분히 읽어줬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 그 순간 화를 가라앉힐 거예요. 올라갔던 감정이 내려가면 생각하는 영역이 생깁니다. 그러면 큰아이가 동생에게 장난감을 하나 준다든가 여기 앉으라고 먼저 얘기해 줄 수도 있습니다.
엄마는 그때 동생에게 물어봅니다. "○○야 기분이 어때?", "어떤 게 좋아"하고 말이에요. 그럼 동생은 "언니가 좋아"라고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면 하나를 줘도 열 개를 얻을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거지요.
여기에 엄마도 한 마디 보태 주세요. "네가 동생에게 나눠주는 걸 보니 엄마가 고민하고 걱정했던 게 다 풀렸네", "엄마의 숙제가 다 해결됐네"하고 말이지요. "자매끼리 잘 지내는 걸 보니 정말 행복하다. 고마워"라고도요. 모든 관계는 노력이잖아요.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면 두 아이는 항상 잘 지내고 다툼이 발생할 때도 서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애쓸 겁니다.
![]() |
부모의 바람은 자녀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지만, 이 역시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엄마 아빠는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해 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합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반대로 첫째가 그래도 안 된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엄마는 동생에게 이렇게 말해 줘야 합니다. "언니가 오늘(지금은)은 안 된대"라고 말이지요. 언니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오늘'은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겁니다. 이렇게 큰아이를 지켜줘야 합니다. 그게 바로 동생도 지키는 방법이거든요.
둘째가 첫째만큼 자랐다면 둘 모두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서로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도 조율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함께하는 걸 몸으로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하든 서로가 서로를 돕고, 공부할 때나 책을 볼 때도 친구처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 상담=오명녀 센터장, 취재·정리=김지은 기자
◇가치 육아 - 이럴 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2주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자유롭게 보내주세요.
![]() |
관련기사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