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희의 월요논단] 노인 1인 가구 시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다
입력 : 2025. 02. 17(월) 02: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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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다. 특히 노인 1인 가구의 증가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1인 가구 비율은 20%를 넘어섰으며, 2040년에는 30%에 이를 전망이다. 문제는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교류 부족은 노인의 우울증과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하며,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사람과의 연결이 줄어들수록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지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을까?
미국의 'PACE'(노인 통합진료연계 프로그램)는 의료, 재활, 사회 활동을 한데 묶은 통합 돌봄 서비스다. 건강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돕는 구조 덕분에 정신적·신체적 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많은 노인이 요양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독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동 주거 모델을 발전시켰다. 단순한 요양시설이 아니라, 노인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단독 주거보다 더 활발한 교류를 유도하며, 요양보험제도를 통해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가족이 직접 돌봄을 제공하면 보조금까지 지급한다. 이러한 방식은 노인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스웨덴의 '페르드크네펜(Fardknappen)'도 흥미롭다. 노인들은 각자의 공간을 유지하면서도 공용 공간을 공유한다. 정기적인 공동 식사, 취미 활동, 이웃과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겉으로는 혼자 사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공동체 속에서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며,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형태는 노인의 사회적 역할을 유지하게 하고,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먼저, PACE 같은 의료·돌봄·사회 활동이 결합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단순한 복지를 넘어 노인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독일과 스웨덴의 공동 주거 모델을 참고해 노인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일부 공공실버주택이 운영되고 있지만, 보다 개방적인 공동체 모델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노인의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복지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인은 곧 미래의 우리다. 사회적 교류가 단절된 외로운 노년이 아닌, 활기차고 의미 있는 노년을 위해 지금부터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봉희 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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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PACE'(노인 통합진료연계 프로그램)는 의료, 재활, 사회 활동을 한데 묶은 통합 돌봄 서비스다. 건강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돕는 구조 덕분에 정신적·신체적 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많은 노인이 요양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독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동 주거 모델을 발전시켰다. 단순한 요양시설이 아니라, 노인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단독 주거보다 더 활발한 교류를 유도하며, 요양보험제도를 통해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가족이 직접 돌봄을 제공하면 보조금까지 지급한다. 이러한 방식은 노인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스웨덴의 '페르드크네펜(Fardknappen)'도 흥미롭다. 노인들은 각자의 공간을 유지하면서도 공용 공간을 공유한다. 정기적인 공동 식사, 취미 활동, 이웃과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겉으로는 혼자 사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공동체 속에서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며,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형태는 노인의 사회적 역할을 유지하게 하고,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먼저, PACE 같은 의료·돌봄·사회 활동이 결합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단순한 복지를 넘어 노인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독일과 스웨덴의 공동 주거 모델을 참고해 노인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일부 공공실버주택이 운영되고 있지만, 보다 개방적인 공동체 모델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노인의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복지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인은 곧 미래의 우리다. 사회적 교류가 단절된 외로운 노년이 아닌, 활기차고 의미 있는 노년을 위해 지금부터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봉희 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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