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유월 단상
입력 : 2013. 06. 05(수) 00:00
녹음방초(綠陰芳草)의 계절, 6월이다. 산과 들마다 짙푸른 녹음들이 우거져 생동감을 더해주는 달이다. 점차 태양이 뜨거워지는 여름의 초입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삼복 무더위를 보내야 할 날들을 생각하면 적잖이 아득하다.

6월은 망종(5일)과 현충일(6일)에 이어 6·25사변일이 끼여있는가 하면 6·10민주항쟁으로 탄생한 '6·29'가 있기도 한 달이다. 국가 안보와 민족통일을 떠올리면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날들이 같은 달에 함께 있다는 것이 우연만은 아닐 듯 여겨진다.

계절적으론 여름의 시작인 6월은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와 태풍, 물놀이, 붕괴사고 등 각종 재난 피해를 본격적으로 입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반면 국내 정치권으로 가면 6월은 서민들로부터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불러 모을 전망이다. 3일부터 시작된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및 노동관련 법안 등을 놓고 벌써부터 '입법대전'을 벌일 것이란 예상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공약 사항인 창조경제 활성화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중점 법안으로 설정한 111개 법안중 정보통신기술(IT) 등 창조경제 관련 법안 10개와 일자리 창출 법안 21개 처리에 집중한다.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와 이른바 '갑의 횡포'에 짓눌린 '을'의 눈물 닦아주기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공정한 룰 확보, 노동의 가치와 사람에 대한 존중을 입법가치로 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을 비롯해 34개 법안 우선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각 쟁점별로 여야간 입장이 갈리는 사안이 많아 난항이 예상되는데다 향후 정국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지만 서민들의 관심은 자못 크다.

최근 제주지역사회는 어떤가. 우근민 도지사의 돌출 발언이 한창 구설수다. 4·3과 관련한 '폭도' 발언에다 전 제주대 총장 제주평화연구원장 발탁 무산 이유, 국제회의 유치 무산이 강정주민들 때문이라는 발언이 단초를 제공했다.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식사자리여서 돌출 발언에 불과하다기보다 뭔가 '의도'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더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정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로서 할 말도 많고, 아는 얘기(정보)들도 많겠지만 말의 '경중'을 가려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거기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 파장이 어느 때보다 클 시점 아닌가.

도시 서민, 농어민 삶은 여전히 팍팍한 게 현실이다.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데다 일자리를 못 찾는 현실에서 서민들은 살아갈 의욕을 잃은 지 오래다. 농어민들 역시 다가오는 FTA 개방화 물결 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허둥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우리 미래사회를 위협하는 큰 요인으로 지역격차, 빈부격차를 지적하는 얘기들이 많아졌다. 우리 이웃들이 날이 갈수록 상대적 빈곤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 '국가'의 의미 못지않게 개인의 삶과 가치가 소중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격차' 해소에 고민하는 한 달이 되길 기대한다. <김기현 경제부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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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06-05 23:09삭제
잘 읽었네요..호국의 달 못지않게 우리 모두를 되돌아 볼 수 있는 한달로 삼아야겠습니다. 특히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항상 중요한 화두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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