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춘삼월'
입력 : 2014. 02. 05(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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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봄의 소식을 알리는 입춘(4일)이다. 입춘이면 긴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시작된다 하여 모두들 크게 반긴다. 사주명리학에서는 입춘이 지나야 비로소 새해가 적용된다 할 만큼 중요하게 여겨왔다.
이제 다음 절기인 우수(19일)를 보내면 바야흐로 춘삼월이 열린다. '동장군'이 아무리 엄습해도 다가오는 절기 앞에선 어쩔 수 없다. '춘삼월 호시절'이라는 옛말처럼 만물이 살아 움트는 봄과 3월은 궁합이 맞는 모양이다. 3월은 새 학기이자 새 학년을 맞는 때이기도 하다. 한 계절의 시작 봄에다 인생과 만물의 새로운 출발점 3월이 얽혀 있으니 '호시절'이 아닐 수 없다.
올해엔 입춘 절기를 보내며 봄의 설렘을 느끼는 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않은 게 솔직한 주변 표정이다.
대학진학과 취직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젊은이나 올 한 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회인들에겐 봄이 설렘으로 와 닿겠지만 선거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자들이나 시장개방으로 벼랑 끝에 몰리는 농민,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서민들에겐 추운 겨울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오는 6월 4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제주도지사와 교육감, 그리고 도의원 등을 동시에 선출하게 되면서 수 많은 입후보자들이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4일(선거일전 120일) 도지사·교육감선거에 대해 개시되었는가 하면 오는 21일(선거일전 90일)부터는 도의회의원선거에 대해 이뤄진다.
예비 후보자가 되면 제한된 범위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각 후보별, 정당별로 등록 시작과 함께 사실상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일제히 선거전에 돌입하는 양상을 띠게 된다.
더욱이 이번 지방선거는 기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다 무소속 안철수 국회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추진위원회까지 가세한 상황이어서 지난 1998년 제2기 지방선거 이후 16년만에 '3자 구도'로 치르게 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중 FTA 협상 등 본격 FTA시대를 맞아 노심초사하고 있는 수 많은 농민들 입장 역시 따스한 봄볕을 맞는 '춘삼월'이 먼 얘기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을 비롯해 마늘·무·당근·양배추 등 11대 농수산물이 초민감품목(양허제외)에 반영되느냐 여부에 따라 제주농촌·농민의 앞날이 좌우될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수험생, 날마다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서민, 홀로 살며 병마와 싸우는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도 '춘삼월'이 '호시절'로만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남의 얘기가 아닌 '나의 얘기'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창간 25주년을 맞은 본보는 새해들어 새 경영진을 맞고나서 전 임직원 합심하에 과거 경영의 어려움을 떨쳐 이겨내고, 제2창간의 자세로 분투를 벌이고 있다. 이 역시 머지않아 다가올 '봄'을 위한 분명한 행보다.
어쩌면 이 입춘 절기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설고 새로운 것에 용기로 맞서 전진할 때 진정한 '춘삼월'은 빨리 다가오리라 믿는다.
<김기현 경제부국장>
이제 다음 절기인 우수(19일)를 보내면 바야흐로 춘삼월이 열린다. '동장군'이 아무리 엄습해도 다가오는 절기 앞에선 어쩔 수 없다. '춘삼월 호시절'이라는 옛말처럼 만물이 살아 움트는 봄과 3월은 궁합이 맞는 모양이다. 3월은 새 학기이자 새 학년을 맞는 때이기도 하다. 한 계절의 시작 봄에다 인생과 만물의 새로운 출발점 3월이 얽혀 있으니 '호시절'이 아닐 수 없다.
대학진학과 취직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젊은이나 올 한 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회인들에겐 봄이 설렘으로 와 닿겠지만 선거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자들이나 시장개방으로 벼랑 끝에 몰리는 농민,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서민들에겐 추운 겨울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오는 6월 4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제주도지사와 교육감, 그리고 도의원 등을 동시에 선출하게 되면서 수 많은 입후보자들이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4일(선거일전 120일) 도지사·교육감선거에 대해 개시되었는가 하면 오는 21일(선거일전 90일)부터는 도의회의원선거에 대해 이뤄진다.
예비 후보자가 되면 제한된 범위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각 후보별, 정당별로 등록 시작과 함께 사실상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일제히 선거전에 돌입하는 양상을 띠게 된다.
더욱이 이번 지방선거는 기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다 무소속 안철수 국회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추진위원회까지 가세한 상황이어서 지난 1998년 제2기 지방선거 이후 16년만에 '3자 구도'로 치르게 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중 FTA 협상 등 본격 FTA시대를 맞아 노심초사하고 있는 수 많은 농민들 입장 역시 따스한 봄볕을 맞는 '춘삼월'이 먼 얘기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을 비롯해 마늘·무·당근·양배추 등 11대 농수산물이 초민감품목(양허제외)에 반영되느냐 여부에 따라 제주농촌·농민의 앞날이 좌우될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수험생, 날마다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서민, 홀로 살며 병마와 싸우는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도 '춘삼월'이 '호시절'로만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남의 얘기가 아닌 '나의 얘기'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창간 25주년을 맞은 본보는 새해들어 새 경영진을 맞고나서 전 임직원 합심하에 과거 경영의 어려움을 떨쳐 이겨내고, 제2창간의 자세로 분투를 벌이고 있다. 이 역시 머지않아 다가올 '봄'을 위한 분명한 행보다.
어쩌면 이 입춘 절기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설고 새로운 것에 용기로 맞서 전진할 때 진정한 '춘삼월'은 빨리 다가오리라 믿는다.
<김기현 경제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