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이효리! 아름답다
입력 : 2014. 02. 26(수) 00:00
지난해 9월 제주도의 직접 지은 별장에서 대한민국 톱스타의 결혼식이 아닌 조촐한 결혼식을 치러 지금도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가수 이효리가 요즘 '노란봉투 프로젝트'에 동참해 화제다.

파업 이후 회사 측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을 돕는 모금운동인 '노란봉투 프로젝트'에 현금 4만7000원과 직접 쓴 손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노란봉투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8일 이효리의 손편지를 공개했다.

이효리는 편지를 통해 "지난 몇 년간 해고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잘 해결되길 바랄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라며 "제 뜻과 달리 이렇게 저렇게 해석되어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한 아이엄마의 편지가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아이의 학원 비를 아껴 보낸 4만7000원, 해고 노동자들이 선고받은 손해배상 47억원의 10만분의 1, 이렇게 10만명이 모이면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살릴 수 있지 않겠냐는 그 편지가 너무나 선하고 순수해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적은 돈이라 부끄럽지만 한 아이엄마의 4만7000원이 제게 불씨가 되었듯 제 4만7000원이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리길 바란다. 돈 때문에 모두가 모른척 하는 외로움에 삶을 포기하는 분들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효리 노란봉투프로젝트 동참 사실이 알려지며 지난 3일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이효리의 참여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18일 오전까지 800여명이 기부에 참여했으나 이효리의 동참이 포털 등을 통해 알려지며 지난 23일에는 76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가수 이효리는 지난 1998년 여성 아이돌 그룹인 핑클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2003년 첫 솔로 음반의 히트에서부터 지난해 5월 다섯 번째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지금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 가수로 자리잡고 있다.

높은 곳에 오르기보다 내려오기가 더 힘들다고 했다.

연예계에 데뷔한지 10여년이 지난 '유부녀' 이효리. 최고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려올 준비가 된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인다.

2012년 4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이효리의 모습이 기억난다.

당시 프로그램에서 이효리는 삶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효리는 "돈·명예·인기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금은 내가 쓰고 넘치는 것만 기부하고 있다. 내가 쓸 것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며 "모두 나누는 삶이 나의 최종 목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제주에 지은 별장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을 치른후 제주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제주의 일상을 가끔 sns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훌륭한 제주의 홍보대사(?)가 되고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사람들, 가진 것을 내려놓치 못해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효리의 ‘노란봉투 프로젝트’ 동참은 대한민국에서 대중으로 부터 최고의 인기를 얻은 최고의 여가수에 걸맞는 모습이라 칭찬하고 싶다. <김치훈 정치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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