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긴 호흡 강한 걸음'
입력 : 2011. 01. 11(화) 00:00
인간은 매 순간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다. 어느덧 2011년 신묘년 새해도 열흘을 보냈다.

누구든 새해를 맞으면 다짐을 한다. 개인적으로 돈과 행복, 사회적 지위를 더 갖기 위한 '꿈'을 키우려 다짐을 하는가 하면 사회적으로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인 건강을 다지려 수 없는 다짐들을 하곤 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현대의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으면 된다는 의미, 즉 신체적·정신적 건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개인이 사회적으로까지 안녕한 상태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개인의 건강지수가 곧 행복지수로 통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사회 흐름의 그 저변에는 아무리 사회적으로 잘 나아가고, 재력이 많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새 해만 바뀌면 누구를 만나든 곧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수 많은 다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어김없이 올 새해도 저마다 이루고 싶은 다양한 꿈들 가운데 건강얘기가 단연 수위였다.

새해 금연 다짐을 한 보통사람 10명중 9명은 실패한다는 통계는 새 다짐으로 신묘년을 설계하는 이들에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실천이 어려우니 아예 포기하라는 얘기로도 들릴테니까. 그렇다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을 만만하게 밉볼 것도 아니다. 뒤집어 보면 삼일이나 지키지 않았는가. 결국 새해 금연다짐이 깨지더라도 낙담하지 말자는 얘기다. 수 십, 수 백번 금연다짐 끝에 성공한 이가 주변을 둘러보면 적지않다.

필자는 작년까지 사십대를 마감하고, 올해부터 새로운 오십대를 시작하는 쉰의 나이를 맞고보니 새해라는 감회 못지않게 전혀 다른 의미의 새로운 십년을 맞는 아뜩한(?) 부담감만이 더해 가고 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있지만 말이다.

이미 열흘을 보낸 신묘년, 저마다 새해 다짐들을 이루기 위한 '긴 호흡 강한 걸음'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그건 조그만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삶, 조급하지 않고 멀리 내다보는 당당함 등을 이른다. 그 자세를 견지하려면 한라산으로의 겨울산행을 주저없이 권하고 싶다. 지금 한라산의 설경은 올 겨울철의 최고 절정이다. 거기에다 남한 최고봉으로서의 웅장함도 지녔다. 이른 새벽 한라산을 올라 자신을 들여다보면 분명 자신을 일으키는 한 가지 '굵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세상사 마음먹기 나름이라 했다.

올 겨울 한라산 산행을 다시 한번 강권한다.

<김기현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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