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라산연구소의 부활
입력 : 2011. 01. 25(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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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는 지난해 9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라산연구소의 부활을 지시했다.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공식적인 지시사항 제1호가 바로 한라산연구소의 부활이었다. 우 지사는 "제주도의 상징은 한라산이며, 조직개편에서 한라산연구소가 반드시 살아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한라산연구소는 김태환 지사 시절이던 2008년 여론의 따가운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직 통·폐합에 따라 간판이 내려졌었다. 이 연구소가 우 지사의 지시대로 최근 조직개편에 이은 후속인사를 통해 3년만에 부활했다.
한라산연구소는 우 지사가 도지사로 재임중이던 2001년 1월 한라산국립공원 부설로 출범했다. 특정 '산' 만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연구소는 국내 처음이었다. 북한의 백두산 천지연구소와 함께 한라-백두의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됐다. 한라산연구소는 그 만큼 한라산의 가치와 이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한라산연구소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쥐꼬리만한 예산과 부족한 연구인력은 늘 과제였다. 연구소와 연구인력의 국제교류는 꿈도 꾸질 못했다. 연간 운영비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데도 힘에 부칠 지경이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라산연구소는 수십편의 연구논문과 자료 발간은 물론 각종 세미나를 통해 그 존재 이유를 알림으로써 국내·외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제주자치도는 2008년 한라산연구소의 존속과 확대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무시한 채 환경자원연구원으로 기구를 통합함으로써 그나마 존재했던 한라산연구소라는 독립적인 지위와 위상을 실추시키는 자충수를 자초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개탄했다. 이후 한라산연구소는 도민들의 기억속에서 조차 잊혀져 갔다. 우 도정이 이 연구소를 부활시킨 것이다. 제주를 상징하는 연구소가 10년 사이에 폐지와 부활을 반복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한라산연구소의 부활은 여전히 미완이다. 간판을 회복하긴 했지만 조직과 연구인력은 여전히 엉성하다. 이런 형태로 한라산연구소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역부족이다.
부활한 한라산연구소는 세계자연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의 국제적 보호프로그램을 총괄 연구할 수 있는, 육상 자연환경생태분야 연구의 국제적인 '싱크탱크'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식물, 지질, 동물, 토양에 이르기까지 분야별로 정예화된 연구인력을 구축하기 위한 보완이 요구된다.
최상의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과 연구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더욱 급선무다. 한라산연구소의 부활은 단지 잊혀진 '간판'의 복원이 아니라 최상의 연구환경속에서 세계적이며 가장 '제주다운' 연구소로 재창조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겨져 있는 것이다.
<강시영 문화체육부장>
한라산연구소는 우 지사가 도지사로 재임중이던 2001년 1월 한라산국립공원 부설로 출범했다. 특정 '산' 만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연구소는 국내 처음이었다. 북한의 백두산 천지연구소와 함께 한라-백두의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됐다. 한라산연구소는 그 만큼 한라산의 가치와 이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한라산연구소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쥐꼬리만한 예산과 부족한 연구인력은 늘 과제였다. 연구소와 연구인력의 국제교류는 꿈도 꾸질 못했다. 연간 운영비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데도 힘에 부칠 지경이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라산연구소는 수십편의 연구논문과 자료 발간은 물론 각종 세미나를 통해 그 존재 이유를 알림으로써 국내·외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제주자치도는 2008년 한라산연구소의 존속과 확대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무시한 채 환경자원연구원으로 기구를 통합함으로써 그나마 존재했던 한라산연구소라는 독립적인 지위와 위상을 실추시키는 자충수를 자초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개탄했다. 이후 한라산연구소는 도민들의 기억속에서 조차 잊혀져 갔다. 우 도정이 이 연구소를 부활시킨 것이다. 제주를 상징하는 연구소가 10년 사이에 폐지와 부활을 반복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한라산연구소의 부활은 여전히 미완이다. 간판을 회복하긴 했지만 조직과 연구인력은 여전히 엉성하다. 이런 형태로 한라산연구소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역부족이다.
부활한 한라산연구소는 세계자연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의 국제적 보호프로그램을 총괄 연구할 수 있는, 육상 자연환경생태분야 연구의 국제적인 '싱크탱크'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식물, 지질, 동물, 토양에 이르기까지 분야별로 정예화된 연구인력을 구축하기 위한 보완이 요구된다.
최상의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과 연구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더욱 급선무다. 한라산연구소의 부활은 단지 잊혀진 '간판'의 복원이 아니라 최상의 연구환경속에서 세계적이며 가장 '제주다운' 연구소로 재창조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겨져 있는 것이다.
<강시영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