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생물다양성과 곶자왈
입력 : 2011. 03. 15(화) 00:00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물다양성을 지키면서 지혜롭게 이용하자는 취지의 논의가 한창이다. 일반적으로 생물다양성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 전체를 의미한다.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은 원래 '자연의 다양성' 또는 '생물학적 다양성'으로 쓰이다가 하버드대학의 생물학자 윌슨이 둘 중 후자를 축약해 책의 제목으로 쓰면서 널리 퍼진 용어다. 이 용어는 이제 생물학계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일상용어가 됐을 만큼 다양한 의미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 2010년을 '생물다양성의 해'로 지정해 그 의미를 되새겼다. 생물다양성이 자연적으로 줄기도 하지만, 인간 활동 때문에 그 감소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지구차원의 대책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오늘날 생물다양성이 기후변화와 더불어 가장 중대한 지구촌 환경문제로 지목하고 있을 정도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학계에 알려진 생물 종수는 약 150만 종이다.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은 생물을 합하면 대략 1300만~1400만 종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인간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다양성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분류학자들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종이 약 10만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부터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후대가 존재하는 이유 등으로 인해 국토 면적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비교적 풍부하다. 그러나 생물다양성은 서식지 파괴와 오염, 인구증가, 남획 등으로 인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지구촌 제6의 '절멸'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람사르습지,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이다.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라산과 곶자왈은 제주 생물다양성의 핵심 공간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가 최근 종 보존,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변화 등 다양한 연구를 위해 곶자왈에 주목하고 있다. 곶자왈은 지질, 식생, 동물상, 지하수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제주 생태계의 허파다. 식물의 경우, 790여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돼 이는 제주도 식물의 약 46%에 해당하는 것이다.

난대산림연구소는 곶자왈의 종 다양성이 풍부해 산림유전자원 현지내 보존원으로서의 가치를 주목한다. 이 곳에 대규모 시험림을 확보해 기후변화 등 복합적인 선단 연구기지로 육성하려는 시도다.

제주지역 곶자왈 면적은 약 109.9㎢로 제주도 전체면적의 6%정도를 차지하는 광활한 지역이다. 곶자왈의 종 다양성과 생태계,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제주의 자연환경 보전관리와 연구, 활용에 있어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강시영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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