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위안부 문제의 본질과 방치되는 전쟁유산
입력 : 2014. 09. 22(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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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위안부 강제 연행 기사를 놓고 일본 보수언론이 진보성향의 아사히신문을 연일 공격하고 있다.
자민당 등 일본 정치권과 우익세력도 가세했다. 발단은 아사히신문이 8월 5, 6일 2회에 걸쳐 게재한 위안부 관련 특집 기사에서 제주도에서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1980~90년대의 기사 일부에 잘못이 있다며 취소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아사히신문은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씨의 주장을 근거로 제주도에서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고 보도했다. 요시다씨는 자신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주도에서 여성을 직접 강제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1982년 9월부터 16차례에 걸쳐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아사히신문은 이후 "제주도에서 205명의 젊은 조선인 여성을 사냥하다시피 해 강제로 끌고 갔다"는 요시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을 새로 찾지 못하자 지난달 관련 기사를 취소했다.
그러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던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와 산케이신문 등이 아사히신문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우익세력도 아사히신문의 기사 취소를 계기로 고노담화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우익세력에게는 아사히신문의 기사 취소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인 셈이다.
제주도에서의 위안부 강제연행 기사를 취소했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행태 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군이 한반도와 아시아 각국에서 연행한 여성을 성노예로 삼은 반문명적 추악한 범죄행위는 국제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일본만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무엇보다 제주도에는 일제 침략으로 인한 상처가 다른 어느 곳 보다도 더욱 응어리져 있다.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는 제주도를 일본 본토사수를 위한 전쟁기지로 만들었다. 해안에서부터 한라산 고지대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군사시설을 만들고 미군과의 일전에 대비했다. 일명 알뜨르비행장을 비롯 군사비행장도 4곳이나 건설했다.
비행장 격납고와 콘크리트 벙커, 고사포진지, 해상 특공기지 등도 구축됐다.
제주도내 100여 오름에는 수많은 지하 갱도진지가 벌집처럼 뚫려있다. 길이 1km가 넘는 지하 갱도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군사시설 구축을 위해 제주도민은 물론 다른 지방 민간인들이 대거 강제 동원됐다. 제주도의 태평양전쟁 시설은 일본의 역사왜곡의 허구성과 침략전쟁을 입증해주는 살아있는 현장이 된다.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침 내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일본이 위안부 등 과거사를 부정할수록 제주도에 남겨진 태평양전쟁 관련 유산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등록문화재 군사시설을 비롯 상당수의 전쟁유산은 무관심속에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역사교훈현장으로서 보존 활용방안을 고민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제주도의 적극적 정책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윤형 교육체육부장>
자민당 등 일본 정치권과 우익세력도 가세했다. 발단은 아사히신문이 8월 5, 6일 2회에 걸쳐 게재한 위안부 관련 특집 기사에서 제주도에서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1980~90년대의 기사 일부에 잘못이 있다며 취소한데서 비롯됐다.
그러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던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와 산케이신문 등이 아사히신문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우익세력도 아사히신문의 기사 취소를 계기로 고노담화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우익세력에게는 아사히신문의 기사 취소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인 셈이다.
제주도에서의 위안부 강제연행 기사를 취소했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행태 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군이 한반도와 아시아 각국에서 연행한 여성을 성노예로 삼은 반문명적 추악한 범죄행위는 국제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일본만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무엇보다 제주도에는 일제 침략으로 인한 상처가 다른 어느 곳 보다도 더욱 응어리져 있다.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는 제주도를 일본 본토사수를 위한 전쟁기지로 만들었다. 해안에서부터 한라산 고지대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군사시설을 만들고 미군과의 일전에 대비했다. 일명 알뜨르비행장을 비롯 군사비행장도 4곳이나 건설했다.
비행장 격납고와 콘크리트 벙커, 고사포진지, 해상 특공기지 등도 구축됐다.
제주도내 100여 오름에는 수많은 지하 갱도진지가 벌집처럼 뚫려있다. 길이 1km가 넘는 지하 갱도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군사시설 구축을 위해 제주도민은 물론 다른 지방 민간인들이 대거 강제 동원됐다. 제주도의 태평양전쟁 시설은 일본의 역사왜곡의 허구성과 침략전쟁을 입증해주는 살아있는 현장이 된다.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침 내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일본이 위안부 등 과거사를 부정할수록 제주도에 남겨진 태평양전쟁 관련 유산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등록문화재 군사시설을 비롯 상당수의 전쟁유산은 무관심속에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역사교훈현장으로서 보존 활용방안을 고민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제주도의 적극적 정책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윤형 교육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