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천 개의 색”… 수묵으로 전한 제주의 고요함
입력 : 2025. 11. 09(일) 21:00수정 : 2025. 11. 10(월) 10:46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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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김천희, 7년 만에 다섯 번째 개인전
형제섬·산방산·한라산·범섬 등 풍광 담은 24점
형제섬·산방산·한라산·범섬 등 풍광 담은 24점

한국화가 김천희 작가와 작품 '형제섬'.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형제섬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달라요. 방향마다 주는 풍광의 운치도 각각 다르죠. 이를 수묵으로만 담백하게 표현하려 했어요."
지난 7일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전시실. 다섯 번째 한국화전을 연 한국화가 김천희 작가가 '형제섬'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작품들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무인섬인 형제섬을 중심으로 그 주변 풍광을 담아낸 그림들이다. 땅에서, 바다에서 바라본 형제섬과 그 뒤로 펼쳐지는 산방산, 한라산 등이 안겨준 다채로운 풍경들을 색을 쓰지 않고 한지에 먹의 농담으로만 표현했다.
2018년 개인전 이후 7년 만에 연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형제섬을 비롯해 제주 자연의 풍광을 수묵으로 표현한 작품 24점을 선보이고 있다. 용머리를 닮은 용머리해안, 외롭게 우뚝 솟은 외돌개,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 신흥·용수 방사탑, 서귀포해변, 다려도, 섭지코지, 구럼비, 일출봉, 비양도, 따라비오름, 차귀도, 황우지 등 제주 토박이인 작가가 자연에 대한 진지한 관찰과 체험으로 마음 속에 담아둔 풍경들을 펼쳐냈다.
40여년 간 한국화를 그려온 그의 그림은 황토색 또는 하얀색 바탕에 먹물을 묻힌 붓으로 그린 먹색이 어우러졌다. 작가는 "제주도 색채와 맞아 떨어지는 황토색을 표현하기 위해 황토물을 먹인 한지를 사용했다"며 "색이 없고 단순하다. 하지만 먹에선 천 가지의 색깔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가 표현하고자 한 제주 자연의 풍광은 그의 전시 제목인 '적연부동(寂然不動)'에 드러난다. 적연부동은 '고요하여 움직임이 없다'라는 뜻의 채근담 속 구절이다. 작가는 "'하늘과 땅은 움직이지 않고 고요한 듯하지만 그 움직임은 잠시도 쉼이 없다'라고 나와 있듯이 그림 역시 움직임이 없지만 그 뜻을 알고 보면 움직임이 없다고 해서 움직임이 없는게 아니다"라며 "수묵화는 먹빛의 번짐과 여백을 통해 인간과 자연, 존재와 비존재의 세계를 사유하는 예술이다. 관람객들이 먹빛의 깊이와 여백의 고요한 울림을 마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이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작가는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제주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으며 1996년 첫 개인전 이후 이번 전시를 포함해 5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초대전·단체전·국제교류전에 참여했다. 그는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장, 제주한국화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자문위원, 제주한국화협회 회원, 제주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5 제주도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김다슬 작가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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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전시실. 다섯 번째 한국화전을 연 한국화가 김천희 작가가 '형제섬'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작품들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무인섬인 형제섬을 중심으로 그 주변 풍광을 담아낸 그림들이다. 땅에서, 바다에서 바라본 형제섬과 그 뒤로 펼쳐지는 산방산, 한라산 등이 안겨준 다채로운 풍경들을 색을 쓰지 않고 한지에 먹의 농담으로만 표현했다.
40여년 간 한국화를 그려온 그의 그림은 황토색 또는 하얀색 바탕에 먹물을 묻힌 붓으로 그린 먹색이 어우러졌다. 작가는 "제주도 색채와 맞아 떨어지는 황토색을 표현하기 위해 황토물을 먹인 한지를 사용했다"며 "색이 없고 단순하다. 하지만 먹에선 천 가지의 색깔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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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으로 제주의 풍광을 표현한 김천희 작가의 작품들. 박소정기자 |
작가는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제주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으며 1996년 첫 개인전 이후 이번 전시를 포함해 5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초대전·단체전·국제교류전에 참여했다. 그는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장, 제주한국화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자문위원, 제주한국화협회 회원, 제주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5 제주도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김다슬 작가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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