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데스크칼럼] 민주당 공천에서 사라진 고 노회찬 의원의 '부끄러움'
입력 : 2026. 05. 12(화) 03:00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가가

[한라일보]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거의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공천 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국민 눈높이'라는 기준이 존재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각종 비리와 사법 리스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김경수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경남지사직을 상실했던 인물이다.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된 이광재 전 의원 역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 전 의원은 2011년 1월 27일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400만원을 선고받아 취임 7개월 만에 강원도지사직을 잃었다. 여기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논란의 송영길 전 의원까지 인천 연수갑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전재수 전 의원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도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으며 법적 책임을 피했고, 결국 부산시장 후보 공천장을 받았다. 야당이 이를 두고 "범죄자 전성시대"라고 비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민주당은 이들이 이미 법적·정치적 평가를 거쳤기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성찰과 책임, 정치적 반성을 보여주었는가 하는 물음에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공천 기준이 오로지 '당선 가능성'과 '인지도'에만 매몰된다면 정치는 끝내 도덕성과 책임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외면하게 된다.
물론 국민의힘 또한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상대의 도덕성을 공격하면서도 자신들의 검증에는 관대한 '내로남불'을 반복해 왔다.
정치는 물론 흠결 없는 사람들만의 영역은 아니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 다시 서고자 한다면 최소한 국민 앞에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2019년 4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2016년 국회의원 예비후보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노회찬 의원을 언급했다. 손 앵커는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해 "돈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받은 사실을 끝내 부끄러워해 목숨을 져버린 사람이라는 것, 그보다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비리를 지닌 사람들의 행태를 떠올린다면 우리 세상을 등진 그의 행위를 미화할 수는 없지만, 그가 가졌던 부끄러움은 존중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잘못을 저질렀을지언정 그 사실을 끝내 부끄러워했던 고인의 태도가 우리 정치가 붙들어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지지선이라는 뜻이다.
지금 민주당에서 실종된 것이 바로 이 '부끄러움'의 감정이다. 불법으로 사법처리를 받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치 전면에 복귀하는 인사들에게서 성찰의 기미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법적 면죄부가 곧 도덕적 면죄부는 아니다. 정당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선거 패배만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다. '이길 사람'이 아니라 '부끄럽지 않은 사람'을 내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당의 최소한의 도리 아닌가 싶다. <고대로 편집국장>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김경수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경남지사직을 상실했던 인물이다.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된 이광재 전 의원 역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 전 의원은 2011년 1월 27일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400만원을 선고받아 취임 7개월 만에 강원도지사직을 잃었다. 여기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논란의 송영길 전 의원까지 인천 연수갑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전재수 전 의원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도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으며 법적 책임을 피했고, 결국 부산시장 후보 공천장을 받았다. 야당이 이를 두고 "범죄자 전성시대"라고 비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민주당은 이들이 이미 법적·정치적 평가를 거쳤기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성찰과 책임, 정치적 반성을 보여주었는가 하는 물음에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공천 기준이 오로지 '당선 가능성'과 '인지도'에만 매몰된다면 정치는 끝내 도덕성과 책임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외면하게 된다.
물론 국민의힘 또한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상대의 도덕성을 공격하면서도 자신들의 검증에는 관대한 '내로남불'을 반복해 왔다.
정치는 물론 흠결 없는 사람들만의 영역은 아니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 다시 서고자 한다면 최소한 국민 앞에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2019년 4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2016년 국회의원 예비후보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노회찬 의원을 언급했다. 손 앵커는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해 "돈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받은 사실을 끝내 부끄러워해 목숨을 져버린 사람이라는 것, 그보다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비리를 지닌 사람들의 행태를 떠올린다면 우리 세상을 등진 그의 행위를 미화할 수는 없지만, 그가 가졌던 부끄러움은 존중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잘못을 저질렀을지언정 그 사실을 끝내 부끄러워했던 고인의 태도가 우리 정치가 붙들어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지지선이라는 뜻이다.
지금 민주당에서 실종된 것이 바로 이 '부끄러움'의 감정이다. 불법으로 사법처리를 받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치 전면에 복귀하는 인사들에게서 성찰의 기미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법적 면죄부가 곧 도덕적 면죄부는 아니다. 정당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선거 패배만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다. '이길 사람'이 아니라 '부끄럽지 않은 사람'을 내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당의 최소한의 도리 아닌가 싶다. <고대로 편집국장>
